서울문화재단 2016년 하반기 프로그램 `곰의 아내` 포스터.
[서울=일요신문]주성남 기자=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조선희)은 2016년 하반기 프로그램을 여는 신작 `곰의 아내`(작 고연옥, 각색/연출 고선웅)를 극공작소 마방진과 공동 제작해 오는 7월 1일부터 17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올린다.
지난 2015년 제5회 벽산희곡상을 수상한 곰의 아내(원제: 妻(처)의 감각)에는 신화적, 원형적인 상상력과 차가운 현실의 세계가 공존한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웅녀 신화를 모티브로 삼아 써내려간 이 작품은 숲에서 길을 잃은 뒤 곰의 새끼를 낳고 살아온 한 여자와 현실에서 냉정하고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선명하게 구현하며 관객에게 낯선 세상을 선보인다.
인간인 ‘곰의 아내’가 인간 사회로, 다시 곰의 동굴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여자는 과연 무엇이 ‘인간적’인 것이고 무엇이 짐승보다 나은 삶인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오히려 인간 원형의 모습을 잃은 듯 보이는 현실 속 등장인물들과 대비된다.
인간 내면 깊은 곳에 숨겨져 있는 무의식과 원형성을 찾아내고자 하는 고연옥 작가의 희곡은 생명과 죽음, 자연과 인간 사이의 갈등 등 다양한 테마로 해석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번에 작품을 맡은 고선웅 연출은 이를 자신만의 시각과 언어로 무대 위에 구현해내기 위해, ‘회귀’라는 반복적인 모티브를 찾아내고 이를 구체적으로 풀어내고자 했다.
그 모티브 속에서 자연 혹은 순수의 세계로 돌아가고자 하는 원형적인 지향성이 작품 전체를 통해 반복 변주된다. 곰의 아내는 무한한 해석의 가능성을 가진 대본이 무대 위에서 어떤 식으로 구현되고 또 새롭게 읽혀질 수 있는지 관객 스스로 비교 감상할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곰의 아내를 집필한 작가 고연옥은 `주인이 오셨다`, `지하생활자들`, `칼집 속의 아버지`, `내 이름은 강` 등 최근 몇 년 동안 발표한 작품에서보다 원형적이고 신화적인 영역으로 시선을 넓혀 우리의 삶과 사회를 새롭게 바라보는 하나의 틀로써 신화를 다루고 있다.
작품의 각색과 연출은 남산예술센터와 깊은 인연이 있는 고선웅(극공작소 마방진 예술감독)이 맡았다. 2011년 `푸르른 날에` 초연 이후 5년간 남산의 5월을 뜨거운 눈물로 물들여온 그는 `칼로막베스`, `변강쇠 점 찍고 옹녀`, `홍도`, `아리랑`, 그리고 지난해 동아연극상 연출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연출상, 올해의 연출가상을 휩쓸었던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에 이르기까지 장르를 종횡무진 가로지르며 작품마다 반향과 찬사를 이끌어냈다. `푸르른 날에` 이후 새로운 작품으로 남산예술센터 무대와 만나는 고선웅이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세계를 펼쳐낼지가 주목된다.
남편과 아이들 틈에서 살을 부대끼며 살면서도 자신의 몸에 새겨진 곰의 감각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미묘한 여인 ‘곰의 아내’ 역은 임권택 감독의 영화 `화장`(2014)에서 말기암 투병 중인 아내 역을 맡아 죽음을 앞둔 모습을 그려내 호평 받았던 배우 김호정이 맡았다. 연극 `아버지와 아들` 이후 오랜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그녀가 남산예술센터와 처음 인연을 맺는 이 작품에서 어떤 존재감을 보여줄지 기대를 모은다. 김호정 배우를 비롯해 고선웅 연출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배우 안성헌, 최용민, 유병훈, 김명기, 김성현, 손고명, 강득종, 이지현이 출연해 각각 특색 있는 역할로 완성도 높은 초연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곰의 아내`는 남산예술센터, 인터파크, 대학로티켓닷컴 예매사이트에서 예매할 수 있다. 중학생 이상 관람가, 전석 3만원, 청소년 및 대학생은 1만 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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