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젊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앙케트 조사를 보니 대략 절반 가까이에 육박하는 여성들의 자신의 누드를 사진으로 찍는 일이 싫지는 않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물론 찍겠다는 적극적인 대답은 아니지만 “유출의 문제가 없다면 찍을 수도 있다”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돼있다.
남자는 어떨까.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남자들 역시 자신의 몸을 벗어보이는 데에 그다지 거부감이 많지는 않을 것 같다. 누드사진을 찍을 수 있겠느냐는 설문이 주로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남자들은 당연히 여성보다 더 적극적일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여름 해변이나 동네 수영장에만 가봐도 여성들은 몸을 많이 노출시키는 데 비교적 조심스런 편인데, 남자들은 대부분 별 거리낌 없이 웃통을 벗어젖힌다. 여성보다는 남성이 노출에 대해 좀더 자유로운 것 같다.
헐렁한 티셔츠나 드레스를 입을 때도 여성들은 앞가슴이 드러나지 않을까 옷매무시를 수시로 가다듬는 데 반해 남자들은 바지 지퍼만 제대로 닫혀져 있으면 젖가슴이 노출되든 배꼽이 드러나든 거의 신경쓰지 않는다. 물론 여기에는 사회적 편견도 있다.
무슨 쇼 행사에서 여성 출연자가 좀 시원한 옷을 입었다싶으면 촬영나온 카메라들은 무슨 빈 틈이라도 생기지 않을까 침을 흘리며 따라다니는 반면, 남성 출연자들에게서 그림거리를 찾아내려고 하는 일은 좀체로 없다.
이런 속에서도 적지 않은 여성들이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 조건에서라면 자신의 누드도 얼마든지 찍을 수 있다고 답한 것은 재미있는 일이다.
사람이 자신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것은 본성적으로 자연스런 욕구다. 인간은 본래 무엇을 입고 태어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문명의 발달 과정을 살피더라도 사람이 옷으로 몸의 대부분을 가리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백 년 사이의 일이 아닌가.
옷이 등장한 수천 년 전에도 추위와 다른 외적 위험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려는 것이 목적이었지 특별히 ‘부끄러운 부분’이 있어 그것을 가리려고 한 것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