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들 “공급가 인상 불구 500원 판매 강요”…동아제약 “강요한 적 없다”
동아제약의 박카스 광고 ‘아껴서’ 편 화면 캡처.
<비즈한국>이 서울시내 약국 10곳을 무작위로 선정해 박카스D 판매가를 조사한 결과 2곳 중 1곳이 500원에 판매 중이었다. 약국 5곳 중 2곳은 600원에 판매 중이었으며, 470원에 판매하는 약국도 있었다. 일부 약국에서는 한 병에는 600원, 열 병 구매 시 5000~5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박카스D 한 병당 부과되는 부가가치세(공급가의 10%)는 45.1원이다. 따라서 500원에 판매할 경우 현금 결제 시 3.9원의 마진(이익)이 생긴다. 카드 결제 시 수수료를 감안하면 6.1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손해 보지 않고 박카스D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판매가가 510원(현금 결제 시 13.9원, 카드 결제 시 3.7원) 이상이어야만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대해 한 약사는 “손해 봐가면서 판매하는 이유는 박카스로 인한 유입고객 및 단골고객이 많기 때문”이라며 “박카스를 사면서 다른 의약품을 추가 구매하는 고객이 많아 판매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동아제약 관계자는 “약국마다 판매가가 차이 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500원에 판매하라고 강요한 적이 없으며 그럴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오히려 600원에 판매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며 “제약사는 약국에 ‘팔아달라’고 부탁하는 입장이기에 판매가를 강요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약국에서는 470~600원에 판매되는 반면, 소매점에서는 600~800원에 판매되고 있어 가격의 통일성이 필요하다는 소비자들의 원성도 있다. 하지만 동아제약은 약국에만 박카스D를 공급하고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와 소매점주에 따르면 소매점에서 판매하는 박카스D는 소매점주가 유통 과정 없이 약국에서 직접 구매한 후 100~330원의 마진을 남기고 판매하고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거래처가 아닌 소매점의 판매까지 통제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며 “정상적인 유통 과정 없이 박카스D를 판매하는 소매점보다는 약국에서 구매하라”고 말했다.
유시혁 비즈한국 기자 evernuri@bizhankoo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