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일요신문] 김재원 기자 = 최근 도시재생이 전국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천년고도 경주에서도 도시재생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
경북정책연구원(원장 임배근 동국대교수)은 26일 연구원 회의실에서 “지속가능한 경주의 도시디자인”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전문가 정책워크샵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발제자로 나선 손명문 건축가(건․환건축 대표)는 “기존 도심 속에 무심하게 방치되어 있는 근대 건축물과 문화재구역정비사업이나 도시개발과정에서 사라져가는 낡은 한옥이나 오래된 학교, 공장, 창고, 정미 건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건물들을 예술문화활동공간이나 상업공간으로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낡은 것을 부수고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는 것보다 역사성이 녹아 있는 건물을 살아 숨쉬는 건물로 재탄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스페인 빌바오시 구겐하임 미술관, 오스트리아 그라츠 쿤스트하우스, 옛날 변전소였던 런던 테이트모던 미술관, 옛날 무기공장이었던 중국의 베이징798예술구와 일본의 가나자오시의 히가시차야거리 등 해외 도시재생사례를 지적하면서 경주 도시디자인을 새롭게 진화해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에도 제주도 섭지코지 휘닉스 아일랜드, 군산의 옛도심의 근대건축물, 포항의 구룡포 근대문화역사거리, 삼척탄좌(삼탄아트마인)을 본보기로 경주도시재생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경주에는 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독창적이고 예술적인 건물이 없어 도시의 매력이 떨어진다고 보고 명품 건축물 만들기와 건축물의 관광상품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했다.
토론자로 나선 경일대 현택수 교수는 “신라의 것은 신라의 것으로, 오늘의 경주는 오늘의 것으로 만들어 나가고, 자기특성 존중의 부분 부분이 상생적 조화로 전체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경주는 신라시대는 물론 고려와 조선시대의 역사적 흔적이 겹겹이 쌓여진 역사도시인 동시에 미래도시의 성격을 가진 도시로 잘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주대 최무현 건축학 교수는 토론에서 “건축설계자도 중요하지만 도시에서 생활하고 사는 사람들의 현실적 수요를 잘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건축가가 건물외관을 잘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살아가는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디자인할 때 후대까지 살기좋은 지속가능한 도시가 된다고 지적했다.
한동대 김주일 교수는 “새로운 랜드마크 건물을 짓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역사적, 문화적 연결점을 잘 찾아서 체험코스를 만드는 것이 의미있다”고 했다. 스토리를 엮어서 체험코스를 만들어 헤리티지워크(heritage walk)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경주실정에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호 전 경주관광공사 사장은 1970년대 이후 박정희 대통령의 경주관광개발계획 이후 중앙정부가 경주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적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중앙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경주들의 정치적 역량강화”를 주문했다.
김헌국 전 경주시 도시디자인과장은 “1995년 도농통합 이후 도시정체성이 다소간 약화되었으며 경주의 서천, 북천, 남천 등 강을 살리는 방향에서 도시의 품격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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