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리그 ‘선두권 지각변동’ 매직리그 ‘예측불허 대혼전’
18개팀이 뛰는 리그는 프로와 아마를 통틀어 국내 처음 있는 일로서 그만큼 아마추어 바둑계가 매년 뿌리를 깊숙이 내리고 있다는 증거다. 여러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지자체들이 바둑에 관심을 보이고, 지역 기업체가 후원에 적극 나서기 시작하면서 해마다 참가팀이 늘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여기에 바둑이 지난해부터 전국체전과 소년체전에 정식종목으로 들어가면서 지역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탓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관계자들은 프로들의 무대인 ‘한국바둑리그’가 부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한 달에 한번, 3라운드로 열리는 리그전에는 선수와 임원을 합쳐 100명이 넘는 인원이 한 자리에 모인다.
전라남도 체육회관에서 열린 내셔널리그 9~11라운드 대회장 전경.
덩치가 커진 만큼 올해부터는 경기 방식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먼저 9개팀씩 양대리그(드림리그와 매직리그)로 소속을 나눠 각 리그 상위성적 4개팀, 모두 8개팀이 포스트시즌을 펼치게 된다. 정규리그는 양대리그별로 벌이는 것이 아니라 18개팀이 풀리그를 치르고 다만 성적만 양대리그 별로 따져 상위 4개팀씩이 올라 플레이오프를 펼친다.
반환점을 돌아 결승점으로 향하는 길목이 됐던 9~11라운드는 7월 30일과 31일 이틀간 전라남도 체육회관에서 열렸다. 총 17라운드를 펼치는 내셔널바둑리그에서 정확히 반환점을 도는 시점이다. 목포 투어대국 3판 성적에 따라 우승팀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는 지점이기에 그 어느 때보다 이목을 집중시킨 라운드였다.
특히 9팀 가운데 무려 4팀이나 5승3패를 달리며 혼전을 보이고 있는 매직리그의 향방에 관심이 쏠렸다. 그랬는데 정작 눈길을 사로잡은 건 드림리그 결과였다. 줄곧 드림리그 1, 2위를 달리던 강호 서울 푸른돌과 경남 한림건설이 목포 투어대국 첫날 첫판(9라운드)에서 약속이나 한 듯 충청북도와 전북 알룩스에 1-4, 0-5라는 큰 스코어로 져 파란이 일어났다. 특히 서울 푸른돌은 이어진 10라운드에서 세종시 체육회에 3 대 2로 또 져 충격을 주었다. 한순간에 7승3패로 3위로 추락했다. 결국 드림리그는 중위권에 머물던 화성시가 치고 나오는 선두권의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서울 푸른돌과 경남 한림건설에 밀려 좀처럼 리그 선두권으로 올라서지 못하던 화성시는 목포에서 열린 9~11라운드 경기에서 인천SRC(3-2), 전북 알룩스(4-1), 서울 푸른돌(3-2)을 모두 물리치며 처음으로 1위로 올라섰다.
내셔널리그에는 미녀기사들의 대결도 있다. 전북 알룩스의 채현지 선수(왼쪽)와 경남 한림건설 류승희 선수의 종국 장면. 채현지 승.
한편 목포투어에서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장비가 선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바로 현장의 대국을 직접 유튜브를 통해 감상할 수 있는 영상 생중계 시스템. 강영진 대한바둑협회 전무이사는 “목포에서 여는 이번 라운드부터 영상 생중계 시스템을 갖춰 유튜브로도 실시간 생생하게 관전할 수 있도록 했다. 아직 프로기전에도 도입된 적 없는 새로운 시스템이다. 앞으로는 네이버 같은 포털사이트나 아프리카TV 같은 인터넷방송에서도 모두 볼 수 있게 확장할 예정이다”며 날로 진보하며 체계를 잡아나가고 있는 내셔널바둑리그에 바둑팬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했다.
이밖에 경험을 쌓기 위해 내셔널리그에 출전한 순천만국가정원팀(선수 전원이 순천에 있는 한국바둑고 재학생들로 꾸려졌다)이 매직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전라남도를 3-2로 꺾어 화제를 모았다. 한국바둑고 지도교사이자 감독인 김남훈 초단은 대회 전 “아직 어린 선수들이지만 그래도 반타작은 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내리 9연패를 당하는 바람에 애타게 했는데 이제 첫승이 나온 만큼 나머지 라운드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
구기호 내셔널리그 홍보위원은 “줄곧 선두를 달리던 서울 푸른돌의 갑작스런 연패는 주니어 선수들의 부진 탓이 크다. 이에 반해 화성시는 군복무를 마치고 뒤늦게 리그에 합류한 김정훈 선수의 영입이 신의 한수가 됐다. 에이스가 둘이나 생긴 셈”이라면서 “반면 매직리그는 7승이 4팀, 6승이 3팀인 것에서 알 수 있듯 그야말로 혼전양상이다. 남은 6라운드가 그야말로 판판이 결승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지난해 압도적 전력으로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을 동시에 석권한 경남 한림건설이 올해 고전하는 데서 알 수 있듯 18개팀 중 10개팀은 거의 전력의 차를 느낄 수 없는 팽팽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이 전력이 그대로 옮겨질 전국체전과 소년체전을 대비해 팀마다 선수 수급에 공을 들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아마추어 바둑인들의 축제 내셔널리그 12~14라운드는 오는 8월 20일과 21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속개된다. 대한바둑협회가 주최·주관하는 2016 내셔널바둑리그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한다. 제한시간은 각자 30분에 30초 초읽기 3회씩이다. 총 상금은 1억 원이며, 정규리그 17라운드와 포스트시즌을 거쳐 최종 우승팀을 결정한다.
유경춘 객원기자
“알파고 발전해도 바둑가치 여전” 문재인, 국가대표 바둑팀 특강 문재인 전 대표가 바둑 국가대표팀 선수들을 상대로 특강을 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바둑 국가대표 상비군과 한국기원 연구생을 위한 1일 강사로 나섰다. 7월 29일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열린 국가대표 명사초청 특강에서 문재인 전 대표는 ‘나의 삶, 그리고 바둑’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문재인 전 대표는 바둑과, 등산, 알파고, 제4차 산업혁명 등에 관해 얘기하면서 “인공지능이 발전해도 바둑의 가치는 줄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1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특강은 국가대표 목진석·홍민표 코치와 국가대표 김지석 9단, 상비군 이어덕둥 초단이 문 전 대표에게 질문에 나서는 등 1시간 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특강 후 국가대표 최명훈 코치는 문 전 대표에게 국가대표 선수들의 휘호가 들어간 바둑판을 선물로 증정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한편 문재인 전 대표의 강연은 문 전 대표 측에서 (재)한국기원에 보도자료 배포는 괜찮지만 언론 노출을 꺼려해 사전에 공지되지 않았다. 문재인 전 대표는 아마4단의 기력으로 바쁜 일정 속에서도 틈틈이 페이스북에 바둑에 관한 글을 올릴 정도로 바둑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