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를 믿지 마세요
식당에서 식사 후에 후식으로 주는 메뉴 중의 하나가 바로 콜라, 사이다 같은 탄산음료.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될 때 마시면 속이 편해지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탄산음료를 습관적으로 마시면 위식도 역류의 위험이 높아져 오히려 소화를 방해한다. 탄산음료가 위 내부의 압력을 증가시켜 위산을 위의 윗부분에 있는 식도까지 역류시키는 것이다.
또한 식사로 이미 충분한 칼로리를 섭취했는데, 탄산음료의 칼로리까지 더해지게 된다.
칼로리를 없애 살찔 걱정이 없다는 다이어트 탄산음료도 주의해야 한다. 칼로리 걱정은 없는지 몰라도 심장박동의 변화, 수면장애, 골다공증 등을 만들고 중독성이 강한 카페인은 그대로 들어있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탄산음료 한 캔에는 보통 탄산음료와 비슷한 24~31㎎의 카페인이 들어 있다. 카페인의 하루 적정 섭취량은 300㎎ 이내로 커피나 녹차로는 하루 4~5잔, 카페인 함유 음료는 10캔 이내에 해당된다. 하지만 모르고 섭취하는 카페인이 많이 있으므로 카페인 함량이 높은 탄산음료는 적게 마시는 것이 좋다.
▲속 쓰릴 땐 우유를?
우유가 위에 좋다고 해서 위장병 환자에게 우유가 권장되기도 했다. 하지만 우유는 알칼리성이라기보다는 중성으로, 우유가 위 점막을 감싸 잠깐만 속쓰림이 완화되었다가 다시 위산이 나오면 오히려 속이 더 쓰릴 수 있다. 따라서 속쓰림, 상복부 불쾌감 등이 있을 때는 우유를 피하는 것이 좋다.
<위장병학(Gastroenterology)> 최신호에는 소화관에 만성적인 염증이 지속되는 크론병이 파라결핵성장염균(MAP)에 오염된 우유가 원인이라는 영국 리버풀대학의 연구결과가 소개되기도 했다. 흔히 유통기한이 하루 이틀 지나도 아까워서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조금이라도 상할 위험이 있는 우유는 마시지 않는 게 좋다.
▲속쓰림에는 무조건 제산제?
위산 과다로 인해 속이 쓰린 경우에는 제산제가 도움이 된다. 간단하게 알아보려면 식후에 사과 식초를 1스푼 정도 먹었을 때 속쓰림이 심해지면 위산이 많은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제산제를 먹어도 좋다.
하지만 반대로 위산이 적은 경우에도 속이 쓰릴 수 있다는 것이 문제. 이때는 제산제 대신 소화제를 먹어야 한다.
제산제는 오렌지 주스와 함께 복용하지 않도록 한다. 제산제의 알루미늄 성분을 체내로 흡수시킬 수 있다. 오렌지 주스 외에 과일 주스, 콜라 등도 위의 산도를 높여 약효를 떨어뜨린다.
▲감기약엔 소화제 성분 없다?
다른 질환으로 치료 중일 때도 약에 소화제를 처방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감기에 걸려 병원을 찾았다면 처방받은 약에 소화제·제산제가 들어갈 수 있다. 약으로 인한 소화불량, 위장장애를 막기 위해서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에 소염·진통·해열제가 위산 분비를 자극해서 속이 쓰리고 거북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감기약에 소화제를 처방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소화불량이 아닌데도 다른 치료약에 소화제를 복합처방하면 약물이 위를 자극해 과산 또는 저산 상태를 만들어 오히려 소화불량이 될 수 있다.
여드름이 심해 약을 복용 중이라면 여기에도 소화제가 들어있을 수 있다. 여드름 치료에 쓰는 독시마이신이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어서 소화제를 같이 처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소화제도 알고 보면 여러 종류가 있다. 우선 영양소를 분해해 소장에서 더 많이 흡수되도록 하는 소화효소제가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소화효소제를 먹지 않더라도 효소가 부족하지 않다. 만약 췌장염에 걸리면 지방분해 효소가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소화효소제는 그냥 소화불량보다는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었을 때 좋다.
물약으로 되어 있는 소화제도 많이 찾는 편이다. 이런 약은 소화효소제가 아니라 위를 자극해서 소화를 잘 되게 하고 위산을 없애는 효능이 있는 생약을 추출한 것이다.
위장운동 촉진제도 소화제에 포함된다. 위장의 운동에 관여하는 도파민,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해서 떨어진 위장의 운동기능을 높여주는 약이다. 다른 소화제는 대개 식후에 복용하지만 위장운동 촉진제는 식사하기 30분 전에 복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술 마시기 전 소화제 챙긴다?
애주가들 중에는 음주 전후로 소화제를 사먹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음식물 소화를 돕는 것처럼 알코올 해독을 돕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혈중 알코올 농도를 급격하게 높일 수 있다. 위장 내의 알코올을 빨리 배출시켜 혈액으로 흡수되게 만들기 때문이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