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화면 캡처
[대구=일요신문] 김성영 기자= 12일 저녁 규모 5.8 역대급 강진이 발생한 가운데 공포에 떨며 하루를 보낸 경주지역 주민들은 지역에 몰려 있는 핵발전소를 함께 걱정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시민들은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지진 공포속에서도 원전을 걱정하는 말들을 쏟아냈다.
12일 저녁 7시 44분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한 상황에서도 정부와 한수원은 “월성원전은 정상 가동중이다”고 발표했다.
자정에 가까운 밤 11시 50분이 돼서야 월성 1,2,3,4호기에 대해서 만 가동 정지에 들어갔다. 저녁 8시 32분 규모 5.8의 역대급 본진이 온 후에도 3시간 여가 지난 후 부터 나온 조치였다.
시민들은 “첫 지진이 일어나고, 정부가 월성 원전은 정상 가동 중이다고 했는데 시민 안전을 위해 월성원전 가동을 중지했다고 했어야 되는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환경운동 연합과 시민들은 “이 날 발생한 두차례의 역대급 지진으로 그 동안 정부와 한수원이 한반도는 지진 안전지대며, 월성원전 주변은 활성단층이 아니다라고 줄 곧 주장해 온 것이 이번 지진으로 거짓임이 드러났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또 “지난 7월 5일 규모 5.0의 강진이 월성원전 동남쪽 바다 51km 지점에서 발생할 때만 해도 시민들은 긴가민가 했다”며, “당시는 울산 앞바다 지진 발생으로 발표했기 때문에 심리적인 거리감이 있었지만, 이번 지진으로 월성원전이 지진대 위에 확실히 얹혀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한수원은 30년 수명이 끝난 월성1호기를 즉각 폐쇄하고 지금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월성원전 1,2,3,4호기 뿐 아니라 신월성 1,2호기도 가동을 중지하고 안전점검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중저준위 핵폐기장이 건설된 곳은 원래 신월성 3,4호기 부지였다”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던 부지에서 공사 중 단층이 10개나 발견됐고, 2009년 6월 준공 예정이던 방폐장은 이 때문에 2014년 6월에 완공됐다”고 지적하고 “경주 방폐장에서 발견된 다수의 단층도 이제 활성단층으로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상 단층 조사를 비롯해 월성원전 전체 부지의 안전성 조사와 함께 방재 시스템 전반에 대해 다시 점검·보완해야 한다”며, 후쿠시마의 교훈을 정부는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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