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나누고 마음 나누니 행복 두배
양곤 외국어대학교에 개관한 한국학 자료실. 한국어과 3학년 난 체이가 대출할 책으로 ‘훈민정음’을 고르고 있다.
행사장에는 유재경 대사, 신의철 코이카 소장, 이정우 한인회장 등이 참석했고 이 대학 총장과 교수들, 그리고 한국어과 학생들 전원이 참석해 개관을 축하했습니다. 이 자료실에는 한국문화와 예술, 자연과학 등 2300여 권의 전문도서와 600여 가지 시청각 영상자료가 갖추어져 있습니다. 한국어과 학생들에겐 정말 귀하고 필요한 자료인 탓일까요. 모두 기쁨을 감추지 못합니다. 개관식에 통역을 맡았던 한국어과 3학년 난 체이 학생은 “한국인들이 보고 느끼는 책들을 직접 볼 수 있어 너무 기뻐요”라며 오늘 바로 대출할 책을 골랐습니다. <훈민정음>입니다. 개관식 후에는 이날을 위해 준비한 학생들의 기념공연이 있었습니다. 부채춤, 사물놀이, K-POP, 태권무 등. 한국문화에 푹 빠져보는 시간입니다.
미얀마 청년들에겐 요즘 한국어 공부에 대한 열기가 뜨겁습니다. 한국어과도 인기가 있고 졸업과 동시에 취업률도 아주 높습니다. 이런 가운데 개관한 한국학 자료실은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와 친숙해지는 장소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 매년 한국학 자료가 보강되면서 이 작은 도서관이 훗날 한국학의 산실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한국어과 학생들이 한국어를 선택하여 공부한 일이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정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며 교정을 나섭니다.
벽화동아리 ‘뾰뾰쉰쉰’이 미얀마 학생들과 함께 도심 구석구석에 한국의 벽화를 그려넣고 있다.
도서관에 이어 그늘진 도심 구석구석에 한국의 벽화들이 미얀마를 밝힙니다. 한국인들이 미얀마의 어린 학생들과 함께 그려내는 형형색색의 벽화입니다. 학교 담장에는 사과가 영글어가고 골목의 담에는 나무와 꽃들이 피어납니다. 기숙사 벽에는 한가로운 동물들이 열매를 따먹고 어린이들은 바닷속을 노닐고 하늘을 날아다닙니다. 사람과 자연과 동물들이 어우러진 벽화. 꿈과 도전과 평화를 노래하는 시.
미얀마에 아름답게 번지는 ‘뾰뾰쉰쉰’ 운동. 미얀마어로 뾰뾰쉰쉰은 ‘행복하게’라는 뜻이자 벽화 동아리 이름입니다. 동아리 봉사자는 미술에 관심있는 코이카 단원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 주인공들은 코이카에 소속된 정영복, 이희경, 진기선 파견교수 등입니다. 지난해 7월에 결성되어 현재는 12명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봉사는 하는 사람이 더 행복합니다. 그래서 봉사하는 사람들이 행복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으므로 모든 참여가 자발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그간 고아원과 근교 유치원, 초등학교 본관, 화장실, 담벽에 벽화를 그렸습니다. 먼 도시인 따웅지까지 가서 일주일 걸려 작업한 고아원의 벽화도 있습니다.
‘뾰뾰쉰쉰’ 동아리. 동아리 이름은 미얀마어로 ‘행복하게’라는 뜻이다.
벽화는 현지 학생들과 함께하는 그림이기에 더 값진 작업입니다. 때로는 한국어과 대학생들과도 함께 작업을 합니다. 벽화가 처음인 사람도 즐겁게 참여합니다. 요즘은 건조도 빠르고 표현하는 데도 문제가 없는 수성아크릴 페인트를 주로 사용합니다. 미술을 전공한 이희경 단원이 말합니다. “처음엔 정영복 팀장께서 어린이센터 벽에 희망과 꿈을 심을 수 있는 메시지를 담고 싶다고 해 저를 포함 미술 단원 2분, 컴퓨터 단원 2분, 식품가공 단원 1분과 함께 시작했어요. 그후 봉사활동을 하며 단원들이 보람을 느끼게 되면서 활성화되었지요. 앞으로 이 뾰뾰쉰쉰 소그룹 봉사단체가 미얀마의 젊은이들과 함께하는 단체가 되었으면 해요. 후배 단원들로도 이어져 미얀마의 칙칙한 벽들이 모두 환해질 때까지 벽화봉사가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책과 그림. 한국의 시니어들이 이국땅에서 펼치는 ‘작은 문화운동’. 자신이 잘하는 일을 남에게 베푸는 아름다운 사회운동입니다. 이들의 꿈이 후배들에게도 이어져 미얀마 구석구석까지 비추길 응원합니다.
정선교 Mecc 상임고문
필자 프로필 중앙대 문예창작과 졸업, 일요신문, 경향신문 근무, 현 국제언론인클럽 미얀마지회장, 현 미얀마 난민과 빈민아동 지원단체 Mecc 상임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