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 총리는 1938년 전북대 총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고형곤 박사와 문학가 장정자씨 사이의 2남2녀 중 둘째로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때 중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이양하 전 서울대 교수의 수필 ‘경이와 건이’에 나오는 건이가 바로 고 전 총리다. 부친은 1960년대에 학자에서 야당 정치인으로 변신한 뒤 군정반대의 선봉에 섰던 인물이었다. 그로 인해 그의 공직 생활 초기는 그리 순탄치 못했다고 전해진다. 고 전 총리는 이에 대해 지난해 <신동아> 12월호에 기고한 ‘나의 삶, 나의 아버지’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나는 아버지가 야당 정치인으로 변신한 후 그 여파를 톡톡히 겪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규정에 따르면 고시 합격자들은 1년 반 후 자동적으로 수습 딱지를 떼고 모두 중앙부처의 계장이나 군수로 발령을 받았다. 그러나 나만은 예외였다. 2년이 지나고 3년이 지나도 나에게만 보직이 주어지지 않았다.”
고 전 총리와 관련한 유명한 일화 중에는 그가 부친으로부터 받았다는 ‘공직삼계(公職三戒)’가 있다. 다름 아닌 ‘누구 사람이라고 낙인 찍히지 마라’ ‘남의 돈 받지 마라’ ‘술 잘 먹는다고 소문내지 마라’는 세 가지가 그것이다.
이와 관련, 고 전 총리는 자신의 글에서 “공직삼계 중 첫 번째와 두 번째 계율은 잘 지켰지만 ‘술 잘 먹는다고 소문내지 마라’는 세 번째 계율만은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고 술회한 바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지내기도 한 그는 37세 나이에 전남지사를 지낸 것을 시작으로 지난 40여 년간 7명의 대통령을 거치며 장관(3회), 국회의원(제12대), 서울시장(2회), 국무총리(2회)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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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사 ( 2024.11.21 18: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