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지방의 만석꾼인 허만정씨가 6촌인 허만식씨의 사위인 구인회 회장에게 LG그룹의 창업 자금을 댄 것.
허만정씨는 슬하에 8명의 아들을 뒀다.
첫째 아들이 허정구 전 삼양통상 명예회장이고, 둘째는 허학구 전 새로닉스 회장, 셋째가 허준구 전 LG건설 명예회장이다. 넷째는 허신구 LG유통 명예회장, 다섯째는 허완구 승산 회장, 여섯째는 허승효 알토 회장, 일곱 번째가 허승표 미디아트 회장, 여덟 번째가 허승조 LG유통 사장이다. 이중 첫째부터 셋째까지는 세상을 떴다.
GS그룹의 주축은 셋째인 허준구 명예 회장의 맏아들인 허창수 회장이다.
첫째인 허정구 명예회장은 일찌감치 삼양통상이라는 회사를 차려 나갔고, 허정구 회장의 둘째 아들인 허동수 LG칼텍스정유 회장이 GS그룹의 간판 경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외 허창수 회장보다 한 항렬 위인 허승조 LG유통 사장이 GS의 경영에 가담하고 있는 정도다.
나머지 허씨 오너 경영진들은 모두 일찌감치 독자적인 회사를 꾸려서 운영하고 있다.
허창수 회장의 부친인 허준구 회장은 부인인 구위숙씨와의 사이에 아들 다섯을 뒀다. 이 결혼으로 허만정씨 가문은 구씨 가문과 직접적인 사돈관계를 맺게 됐다.
구위숙씨는 LG 구인회 창업주의 바로 밑 동생인 구철회씨의 장녀. 구철회씨의 2세들은 몇 년 전 LG화재를 맡아 LG그룹에서 독립했다.
구인회 회장의 아들인 구자경 LG명예회장과 허준구 회장이 구씨-허씨 집안 항렬로는 동일한 셈.
때문에 지난 95년 구자경 회장이 그룹 회장을 2세인 구본무 회장에게 물려주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날 때 허준구 회장도 ‘나도 퇴임하겠다’며 창업세대의 동반은퇴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함께 이선으로 후퇴했다.
허준구 회장은 지난 47년 만석꾼 허만정씨가 돈을 대면서 락희화학을 창업할 때 LG 경영에 참여했다. 크림 판매를 하던 ‘구인회 상점’이 크림 생산에 나서기 위해 허만정씨가 돈을 대 락희화학을 창업, 사업이 ‘회사 수준’으로 확장되면서 경영에 합류한 것.
허준구 회장은 이후 줄곧 LG 경영에 참여했고 지난 68년 LG그룹 초대 기획조정실과 LG상사 대표이사를 맡았으며 그 이듬해 LG화학을 상장시켰다. 80년대에는 LG그룹 부회장과 LG전선 회장을 맡기도 했다. LG그룹은 고 허 회장이 허씨와 구씨 일가의 3대, 55년에 걸친 동업관계에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었다. 2002년 7월29일 별세한 허준구 명예회장의 빈소는 구씨 경영자와 허씨 경영자가 함께 빈소를 지켰었다.
허 명예회장은 슬하에 큰아들인 허창수 회장과 둘째 허정수 LG기공 사장, 셋째 허진수 LG칼텍스정유 부사장, 허명수 LG건설 부사장, 허태수 LG홈쇼핑 부사장을 뒀다.
이 중 허정수 사장은 일찌감치 LG에서 독립해 LG기공을 독자적으로 꾸리고 있고 나머지 형제들은 GS호에 동승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