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도 반했다’
▲ 부시 미국 대통령(왼쪽),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 | ||
사실 부시 대통령이 박찬호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예일대학 시절부터 야구 선수로 활동한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야구광인 부시 현 대통령은 MLB 개막전에만 세 번씩 시구를 했을 정도다. 그런데 그의 전직은 텍사스 주지사이기도 했지만 또 야구팀 구단주였다. 지난 1989년부터 1993년까지 바로 텍사스 레인저스의 구단주였던 것,
그 때문에 부시 대통령은 늘 텍사스 경기를 위성 중계를 통해 볼 정도로 관심이 많다. 재작년에는 자신이 구단주 시절부터 뛰던 라파엘 팔메이로가 500홈런을 치자 직접 전화를 걸어 축하를 건네기도 했었다. 박찬호의 부진에 대해서도 항상 안타까워했던 차에 올시즌 박찬호가 부활하자 크게 기뻐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정부의 고위층 중에 박찬호와 각별한 사이인 인물은 전 주한 대사 크리스토퍼 힐. 지난달 30일 전년도 우승팀 보스턴 레드삭스를 꺾은 뒤 박찬호는 느닷없이 “힐 대사님에게 죄송하다는 생각이 드네요”라는 말을 했다. 여기서 ‘힐 대사님’이란 주한 미국대사를 하다 얼마 전 자리를 옮긴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 힐 차관보와 박찬호는 지난 겨울 각별한 사이로 인연을 맺었다.
박찬호가 지난해 겨울 한국에서 머무는 동안 당시 주한 미국대사였던 힐 차관보의 초청을 받아 대사관저를 방문, 식사도 하고 같이 캐치볼을 할 정도의 친밀한 관계가 됐다. 야구광인 힐 차관보는 박찬호의 열렬한 팬이 됐고 경기가 벌어지는 날이면 한국에 머물고 있으면서도 미국으로 전화를 해 박찬호를 격려하기도 했다는 것.
그런데 지난달 29일에도 한국을 방문중이던 힐 차관보는 박찬호에게 전화를 했는데 통화 내용은 평소와 사뭇 달랐다. 항상 선전을 당부하던 힐 차관보가 그날만큼은 ‘내일 경기에서는 좀 살살 해달라’며 박찬호에게 ‘민원’을 넣었다는 것.
사연인즉 힐 차관보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열혈팬. 작년에도 공식 석상에서 수차례 보스턴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기원했고, 결국 1918년 이래 첫 우승의 영광을 안자 펄쩍 뛰면서 기뻐했었다.
레드삭스의 팬이자 또한 박찬호의 팬인 힐 차관보가 박찬호가 레드삭스를 압도하며 승리를 거둔 후 과연 어떤 심정이었을지 궁금하다.
민훈기 스포츠조선
야구팀 부장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