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께 누 될까봐 웬만한 건 알아서 합니다
▲선대회장은 규칙적이고 계약적이고 통제적이다. 나를 부르면 왜 부를까 하는 예측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에게는 준비해간 답변이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회장은 유연하고 철학적이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얘기한다. 또 한없이 너그럽다. (2005년 1월26일 <주간조선> 인터뷰)
▲이 회장은 제가 재무팀장일 때 회장에 취임했는데, 처음엔 저도 ‘어디에 축의금 내실 일이 있습니다’ 하면서 일일이 보고를 했어요. 이 회장이 그럴 때마다 ‘알았다’고만 했어요. 그러더니 언젠가는 ‘그런 걸 왜 자꾸 얘기하냐. 당신이 좀 알아서 해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된 지가 벌써 수년이 됐습니다…기본적으로 제가 당신을 해롭게 하거나 사심이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잘 아니까 믿고 맡기신 거죠. 본인이 별 관심이 없으신 데다, 저도 행여 나중에 회장께 누가 될까봐 웬만한 건 귀띔 안하고 알아서 합니다. (2004년 6월호 <신동아> 인터뷰)
▲삼성자동차 법정관리 신청은 60년 삼성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서 임직원들이 상당히 놀랐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합법적 방법을 통한 빅딜이 불가능해 더 이상 시간을 끌면 부산경제, 국가경제에 주름살을 드리울까 우려돼 법정관리 신청을 선택하게 됐다. 자신이 출자한 지분에 대해서만 책임지는 것이 주식회사지만 이 회장은 대부분의 재산을 내던져 결자해지의 대승적 결단을 내려 책임 있는 경제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99년 7월1일 삼성 사내 TV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