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살림도 ‘공·수’ 완벽
▲ 지난해 UAE전에서 부상당한 정성훈의 다리를 풀어주고 있는 박지성. | ||
요리도 어머니를 닮아서인지 수준급의 실력을 자랑한다고 한다. 제일 자신있어 하는 음식이 된장찌개. 워낙 오랫동안 외국 생활을 해왔고 어머니가 음식 만드는 걸 옆에서 지켜보며 배운 탓에 남자 솜씨치곤 훌륭한 찌개 맛을 낸다고.
평소 바깥 출입을 즐겨하지 않는 어머니를 위해 박지성은 한국의 드라마를 모두 다운받아주는데 주로 사극보다는 젊은이들이 보는 트렌디 드라마가 대부분이다. 음악도 어머니 취향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걸 다운받아서 주는 탓에 어머니 장 씨는 요즘 신곡을 훤히 꿰고 있을 정도다.
아버지 박성종 씨로부턴 어렸을 때부터 근검절약하는 걸 배워왔다. 연탄가스를 두 번이나 맡았을 정도로 어렵게 살았던 부모를 보고 자란 박지성은 돈을 많이 벌고 있는 지금도 허투루 지출하는 걸 용납하지 않는 편. 박 씨는 이전에 있었던 재미난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한번은 영국에서 향수를 사러 나갔다가 1시간 넘게 고르는 걸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쉽게 살 수도 있는데 이 향, 저 향 다 맡아 본 뒤에 고민 끝에 향수 하나를 선택하더라. 그런데 집에 와서 보니까 그게 향수가 아니라 애프터 셰이브 로션이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팬들로부터 수많은 선물을 받고 있는 박지성. 그중에는 명품 옷도 있고 학생들이 쉽게 살 수 없는 지갑, 모자 등도 포함돼 있다. 팬들이 보내는 선물에는 절대 손을 대지 않는다는 박지성은 네덜란드 에인트호벤 시절, 한 지인으로부터 셔츠를 선물 받고선 최근까지 꾸준히 즐겨 입었다고. ‘조금 낡아서 그렇지 지금 입어도 좋은 옷’이라고 아꼈던 그 셔츠는 명품 옷이 아닌 국내 브랜드였다.
음식점, 병원 등 어디를 가도 특별 대접을 해주려는 곳이 대부분이지만 박지성은 남들처럼 똑같이 대우해주는 걸 훨씬 편하게 생각한다고. 경기장 밖에서는 축구선수 박지성이 아닌 인간 박지성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박지성의 또 다른 매력이 아닐 수 없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