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영한 손자 좀 찾아줘~
안철수연구소에는 간혹 황당하면서도 웃음 나는 에피소드가 벌어지기도 한다. 보안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컴퓨터 사용법을 묻는 전화에서부터 심지어 안철수연구소를 만능해결사로 여기는 듯한 전화도 종종 걸려온다고. 안철수연구소 직원들이 펴낸 책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이름 안철수연구소>(김영사)에는 그동안 겪은 몇 가지 에피소드가 소개되어 있다.
한번은 한 할머니가 전화를 걸어 탈영한 손자를 찾아달라고 했다. 그 마을의 이장이 ‘우리 아들은 무슨 문제가 생겼다 하면 여기로 전화를 걸어 해결한다’며 안철수연구소의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던 것. 할머니의 말을 들은 상담원은 어이가 없었지만 웃음을 참고 “할머니, 걱정 마세요. 손자분은 곧 돌아올 겁니다”라며 안심을 시켰다고 한다.
한 고객은 전화를 걸어 다짜고짜 “대체 뭐야 이거! 사라고 해서 샀는데 어쩌자고 치료가 안 되는 거요”라며 항의를 해왔다. 자세히 물어보았더니 이 고객은 “내가 백신을 샀다고요. 그걸 정말로 조심스럽게 올려놨다고요. 모니터 위에…”라고 답했다. 글쎄 백신 프로그램을 포장지도 뜯지 않고 마치 방충제처럼 컴퓨터 모니터 위에 고이 모셔두었다는 것이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