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일 의원 | ||
정 대표는 최근 자신의 ‘대선자금 2백억원 모금’ 발언의 파문이 커지자 지난 7월11일 저녁 “그 돈에는 돼지저금통 등 70억원과 이정일 의원에게 빌린 돈 50억원이 포함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정일 의원이 50억원을 지난 12월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 동안 민주당측에 빌려줬다는 것.
일단 당이 빌린 50억원이 이 의원의 개인 돈은 아닌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먼저 이 의원이 지난 2000년부터 3년 동안 신고한 재산변동사항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본인과 배우자가 지난 3년 동안 보유하고 있는 현금 액수는 4억5천만원에 불과하다. 그런데 장남의 현금 26억원을 더하면 현금 보유액은 31억원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재산신고 1년 뒤인 지난 2001년부터 장남의 재산변동사항은 고지거부로 신고 누락돼 있다. 그래서 이 의원과 배우자의 순수 현금 보유액은 4억5천만원이다(지난 2002년 12월 말 기준). 또한 본인과 배우자가 보유한 주식을 처분해 현금을 마련한 흔적도 재산변동사항에 기록돼 있지 않기 때문에 주식 처분 가능성도 없다.
그러면 이 의원은 어떻게 이 돈을 마련했던 것일까. 이 의원측 한 보좌관은 이 문제와 관련해 “그 돈은 거래관계가 확실했던 돈이다. 대선 기간에 빌려준 뒤 올해 초 선관위가 국고보조금을 보전할 때 당으로부터 전부 되돌려받았던 것으로 안다. 현금이나 수표가 아닌 온라인 거래였기 때문에 출입금 기록이 확실히 나와 있다. 일반 정치자금 거래와는 성격이 다른 깨끗한 돈이다”라고 밝혔다.
이 보좌관은 이 돈의 출처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있을 수 있다. 다른 곳에서 돈을 빌려서 줄 수도 있고 아니면 지인들로부터 ‘후원금’을 모은 뒤 이 의원이 전달했을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아마 후자쪽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만약 문제의 50억원이 제3자로부터 동원한 것이라면 사태가 더 악화될 수도 있는 상황. 돈의 출처와 성격에 따라 또 다른 파문을 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해 국회의원 재산변동 현황을 보면 이정일 의원은 지난해(1백24억4천만원)보다 67억6천만원이 늘어난 것으로 신고, 재산증가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내가 대주주로 있는 전남 화순의 ‘클럽 900’ 골프장 주식과 차남의 조선내화 및 ‘클럽 900’ 주식의 지분이 증가해 재산이 대폭 늘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