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지난 7월28일, 부천과 이을용이 계약 문제로 구단 사무실에서 1차 협상을 가졌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이을용 3년에 계약금 10억원 연봉 5억원, 부천 SK 3년에 계약금 연봉 각각 3억원씩)만 확인했다는 보도자료가 나온 날 저녁 에이전트 A씨와 나눴던 통화 내용이다.
당시 A씨는 이을용의 안양행을 확신했고 29일 안양 조광래 감독과의 미팅 후에 공식 발표될 것이란 이야기도 덧붙였다. A씨의 말대로 이을용의 안양행은 조 감독과의 미팅을 거친 다음날인 30일, 안양측의 공식적인 코멘트로 세상에 알려졌다.
A씨에 따르면 이을용이 ‘친정팀 우대 원칙’에 입각해 외양상 먼저 접촉한 부천 SK와 맺어질 수 없었던 데는 색다른 사연이 숨어 있었다. 터키에 진출하면서 앙금이 남은 이을용이나 부천 SK 모두 서로에 대한 ‘호감도’가 극히 낮았다는 것.
즉 애초 이을용이 성사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계약금 10억원에 연봉 5억원’을 부른 것은 친정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의사 표시였던 것이고, 부천 또한 이을용의 의중을 알기 때문에 이 조건을 받아들일 생각이 결코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을용이 포항의 최순호 감독과 박항서 코치가 적극적인 ‘유치 작전’에 나섰음에도 안양으로 마음을 돌린 가장 큰 이유는 수도권팀인 데다 상위권에 진입해 있다는 메리트가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을용은 지난 4일 기자와 전화통화를 할 때까지 자신이 ‘오는 15일 올스타전에 감독 추천 자격으로 출전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1년 만에 복귀한 K-리그가 아직은 어색한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