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비언은 강간 필요” 일부 남교사 막말 헉!
S여중·고등학교와 관련된 성추행 제보를 받고 있는 비공개 트위터 계정.
문제가 된 곳은 서울의 사립고등학교인 S 여자고등학교.다 이곳은 31년 동안 한 공군부대와 자매결연을 맺고 위문편지 전달, 모금 활동, 위문 공연 등을 제공하고 있다. 군부대 측은 병영 체험 등 학생들의 군부대 현장 견학을 돕고 있다. 학생들의 위문 공연은 학교 연간 계획에 따라 진행되며, 밴드 동아리나 무용반의 치어리딩 등 대체로 무대공연 위주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3일 트위터를 통해 제기된 S 여고의 위문 공연 문제는 무용반 여학생들의 치어리딩 공연이었다. 당시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했던 한 트위터 이용자는 “여학생들이 짧은 치마를 입고 군인들 앞에서 ‘위문 공연’을 한다는 것은 성상품화나 다를 바 없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이용자에 따르면 학생들이 공연을 마치고 나면 군인들이 학생들에게 접근해 “남자친구 있냐” “전화번호를 알려달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불쾌감을 느낀 학생들이 학급회의에서 ”군 위문 공연은 문제가 있다“고 건의하자, 교사는 “(치어리딩 공연을) 위문 공연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고, 학생들이 하고 싶어서 하는 공연이라면 정작 ‘성상품화’를 시킨 건 학교가 아니라 학생이 아니냐”고 답변했다고도 밝혔다.
문제가 공론화되기 시작하자 이번에는 직접 S 여고 학생들이 나서기 시작했다. 여고생 치어리더 위문공연이 문제가 아니라는 식의 학교 측의 답변에 분노한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이 학교가 얼마나 성(性)적 문제에 둔감한지 알려주겠다”라며 연이어 학교에서 발생했던 성 문제를 폭로하기 시작했다.
폭로는 지난 6일 트위터 비공개 계정을 통해 시작됐다. 시발점은 S 여고의 위문공연이었지만 이어지는 성 문제 폭로는 대다수 같은 재단의 중학교인 S 여중이 차지했다. S 여중 재학생과 졸업생들은 제보를 통해 학교에서 발생했던 성희롱, 성추행 등 자신이 겪었던 경험담을 밝혔다. 계정을 운영하고 있는 운영자는 동일 인물의 유사한 사건에 대한 제보가 2회 이상 들어올 경우에만 제보를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름대로의 신빙성이 있는 제보만을 공개하고 있다는 뜻이다.
주로 남교사들이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성적 폭언이나 불필요한 스킨십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 한 교사는 치마가 짧은 여학생에게 “너는 엉덩이도 큰데 왜 짧은 치마를 입냐”라며 신체 부위를 거론하며 폭언을 내뱉었다. 하복을 입은 학생들의 팔뚝을 만지며 “팔뚝 느낌이 가슴 느낌하고 가장 비슷하더라”라는 성희롱 발언을 한 교사도 있었다. 이 교사는 학생들 앞에서 “동성애는 비정상이니 교정해야 한다. 레즈비언(여성 동성애자)은 교정 강간이 필요하다”는 말을 해 학생들을 경악시키기도 했다.
한 S 여중·고 졸업생은 “다들 알면서도 쉬쉬하던 문제다. 트위터에 제보되고 있는 내용을 살펴보면 한두 명의 남자 교사들의 이름이 계속해서 거론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교사들의 성추행과 성희롱은 1~2년 사이에 벌어진 게 아니었고, 학교 측도 이 사실을 알면서 묵인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 졸업생은 트위터 계정을 통해 가장 많이 거론된 문제의 교사에게서 수업을 받은 적이 있고, 재학 중이던 시기 이 교사로 인해 학부모들이 한 번 들고 일어난 적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학교 측에서는 별다른 제재 없이 흐지부지 마무리됐다는 것이 졸업생들의 주장이다.
현재 S 여중·고의 사건은 경찰과 서울시교육청이 합동해서 감사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여고 측은 “위문공연의 경우 오랜 기간 동안 관례적으로 해온 행사인데, 학생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과정에서 다소 대처가 미흡했던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계정을 통해 폭로되고 있는 성추행·희롱 사건은 사실이 아닌 이야기도 많아 이 점에 대해서는 명명백백히 가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당초 폭로 계정을 상대로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으로 책임을 묻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혀왔던 것으로도 알려졌지만 “제보자들이 학생이면 학교가 어떻게 법적 처벌을 요구하겠나, 자체적으로 조사에만 그칠 것”이라고 해명했다.
S 여중의 경우는 사건에 대해 언급하는 것조차 꺼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S 여중의 한 관계자는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할 것도 없고 그럴 위치도 아니며 학교는 경찰과 교육청의 조사 결과에 따를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제보 내용에 대해서는 “아이들이 실제보다 예민하게 받아들인 부분도 있을 것이라는 점이 간과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교육청의 1차 감사에 따르면 이 학교에서 학교폭력실태조사나 보건교사 상담 기록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한 내용은 전혀 보고된 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건을 제보 받아 감사에 착수한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사립학교이기 때문에 관련 교사들의 문제가 되는 행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재단에 징계 조치를 직접 요구하기는 어렵다”라며 “다만 현재까지 피해 학생들이 특정되지 않았고 모두 익명 제보에 그쳤기 때문에 피해 학생과 사례가 명백하게 특정될 경우 경찰에 직접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