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일요신문]박창식 기자=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거주하는 문희정 씨는 매달 한 차례 이상 쌀 포대를 들고 인근에 사는 독거 노인을 방문한다. 남편 노병규 씨와 두 딸인 유리, 유진도 함께 한다. 문희정 씨 가족은 푸드스마일즈 우양(이사장 정의승)이 운영하는 쌀 나누기 가족봉사단이다.
가파른 비탈길을 지나 좁고 구불구불한 계단을 타고 오르면 서울 한복판에 아직도 이런 집이 있구나 할 정도의 허름한 쪽방촌이 모습을 드러낸다.
“봉사를 시작하면서 각자 바쁜 가족들이 한 달에 한번씩은 시간을 내어 모일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좋아요. 어르신께 쌀을 전달해 드리고 온 날은 평소 퉁퉁거리던 아이들이 저에게 유달리 싹싹하게 구는 것도 대견하고요.”
가족봉사단은 독거노인 한 명과 한 가정이 1대1로 결연해 봉사와 후원을 진행하는 가족단위 봉사프로그램이다. 독거노인에게 쌀과 잡곡, 유정란으로 구성된 먹거리 꾸러미를 전달하고 잠시나마 말벗이 되어 드린다.
“봉사활동을 시작한 지 어느덧 1년이 넘어 어르신들을 찾아 뵙는 것이 소중한 일상이 됐어요. 평소에도 다른 복지단체를 통해 후원을 해왔지만 직접 쌀과 먹거리를 전달하는 뿌듯함과는 비교할 수가 없더라고요. 누군가의 삶에 응원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건 물론이고 사춘기 아이들과 함께 봉사를 함으로써 가족 간에 힐링을 느낄 수 있답니다.”
문희정 씨 가족이 참여하고 있는 쌀 나누기 가족봉사단은 서울지역 봉사가족을 확충 중이다. 현재 활동지역은 마포구, 서대문구, 양천구이다. 참여를 원하는 가족은 푸드스마일즈 우양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청 후 담당자 미팅을 통해 독거노인과 결연이 된다. 가족봉사단으로 등록이 되면 매달 1회 이상 독거노인의 집을 방문해 먹거리 꾸러미를 전달하고 정기후원을 한다.
푸드스마일즈 우양 정의승 이사장은 “우리가 찾아 뵙는 어르신들은 경제적 어려움뿐 아니라 사회적 고립에서 오는 외로움에도 빠져있다”며 “더 많은 가족이 봉사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외로운 어르신들의 가족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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