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기 전부터 땅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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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15일 7백30억대 재산을 공개한 홍 대사의 부동산 내역을 파악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홍 대사 명의로 신고된 토지 중 일부가 홍 대사가 태어나기도 전에 홍 대사 이름으로 매매된 것으로 기록돼 있는 것. 실제 경기도 양주시 옥정동 74X번지, 71X번지 등 세 필지(2천8백66평)의 등기부 ‘소유권에 관한 사항’란에는 ‘소유자 홍석현 49년 5월10일 매매’라고 기재돼 있다.
홍 대사는 49년 10월20일생. 부친 홍진기씨가 태어날 아들의 이름으로 땅을 매입하면서 ‘본의 아니게’ 태어나자마자 땅주인이 된 것이다. 장손인 홍 대사는 초등학교 시절에도 2만 평 가까운 임야의 소유주가 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59년 4월5일 옥정동 산 7X번지, 60년 1월7일 산7X-2번지를 그가 매입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부동산등기부 기록대로라면, 공교롭게도 홍 대사는 부친의 이 같은 ‘전철’(?)을 그대로 밟은 것으로 나타난다. 경기도 이천시 월포리 일부 땅을 본인과 조모 및 아들의 이름으로 매입했는데 그 시기가 묘하다.
등기부상에는 홍 대사의 장남인 홍정도씨가 월포리 산13X-1, 산13X-7번지 임야 약 6백여 평을 75년 5월14일 조모와 아버지 홍 대사와 함께 매입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러나 홍씨는 77년 11월11일생. 결과적으로 홍씨는 어머니가 자신을 잉태하기도 전에 땅 주인이 됐던 셈이다.
홍 대사 주변에서는 홍씨의 할아버지 고 홍진기씨의 남다른 종손 사랑 때문에 빚어진 일이 아니겠느냐고 말한다. 70년대 중·후반이면 홍 대사가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손주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던 홍진기씨가 미리 정해놓은 종손의 이름으로 일부 땅을 사들인 것 같다는 해석이다. 홍 대사는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이천시 월포리 땅 가운데 2만5천여 평을 맏아들 홍정도씨에게 물려줬다. 대부분은 증여 절차를 밟았지만 어린 나이의 홍씨가 직접 땅을 매입한 형식을 취한 곳도 일부 눈에 띈다. 증여세 논란을 부를 수도 있는 대목이다. 홍 대사측은 지난해 월포리 땅에 가족묘역을 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