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못먹는 감’ 영입경쟁 확 식어
반면 연예기획사의 반응은 냉랭하다. MBC가 적극 후원하는 그룹 EX와 리드보컬 이상미의 경우 이미 ‘뜬’ 상태라 연예기획사 입장에서는 욕심나는 신인일 수밖에 없다. 매니저들 사이에 나도는 소문에 의하면 대략 50~60여 개의 연예기획사가 이상미와 접촉을 시도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접촉한 대부분의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은 “접촉한 적 없다” 내지는 “관심없다”였다.
반면 이상미 측근들의 반응을 확인하니 뜨거운 쟁탈전의 흔적이 엿보였다. 이상미가 재학중인 경북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과사무실 관계자와 몇몇 친분있는 교우들에게 “이상미의 연락처를 알려 달라”는 전화가 쇄도한 것. 전화를 건 사람들은 대부분 연예기획사 관계자들이었다고 한다. 게다가 경북대학교로 직접 찾아오는 연예관계자들도 있을 정도란다.
현재 이상미와 그룹 EX 멤버들의 임시 매니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MBC 최혜란 작가는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소속사가 정해지는 게 EX 맴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연예기획사와의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라며 “멤버들이 소속사 선택에 워낙 신중한 편이라 최소한 한 달은 지나야 그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 얘기한다.
왜 하필 ‘한 달’일까. 이 의문은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풀렸다. “이미 MBC측이 ‘한 달’ 동안 전속계약을 해놓은 상황이라 우리는 접촉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이 관계자는 “지금 만나서 계약 여부를 상의해야 한 달 뒤 MBC와의 전속기간이 끝난 뒤 곧바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데 MBC측이 연락처 알려주기를 거부하며 접근 자체를 차단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이에 대해 최 작가는 “‘한 달’ 동안 전속 계약을 했다는 얘기는 사실 무근”이라며 “MBC는 대학가요제 출신이라 도와주려는 것일 뿐이며 연예기획사와의 만남만 주선을 해줄 뿐 그 이상은 관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한 달’이 갖는 무게감은 매우 크다. 가을 개편 시즌에서 한 달은 새로운 프로그램의 시청률 경쟁이 극에 달하는 시점. 여기서 ‘이상미 파워’가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 이상미의 첫 번째 TV 출연으로 관심을 모은 <김동률의 포유>는 <수요예술무대> 후속 프로그램으로 이날이 첫 방송이었다. ‘이상미 효과’로 <김동률의 포유>는 화려한 출발이 가능해진 셈.
또한 이상미는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일요일 일요일 밤에> 가을개편 첫 녹화에도 출연해 축하공연을 가졌다. 또한 <음악캠프>의 후속인 <쇼! 음악중심>에는 고정 출연이 확정된 상황에서 <가요콘서트>의 후속인 <가요큰잔치>에 출연할 가능성도 높다. <음악캠프>는 ‘성기노출 파문’, <가요콘서트>는 ‘상주참사’로 MBC를 힘들게 했던 프로그램이었음을 감안할 때 이상미가 확실한 ‘MBC 방송 구하기’의 첨병임을 알 수 있다.
벌써 ‘못 먹는 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매니저들의 이상미에 대한 평가는 기대치 이하였다. “MBC와 몇몇 포털사이트에서 만들어낸 깜짝 스타일 뿐”이라는 얘기는 기본이고 “거품이 빠지면 금세 잊혀질 것”이라는 관측까지 제기됐다. 심지어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진 가수지망생들이 많이 있다”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반응은 다른 방송사에서도 매한가지였다. 한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 작가는 “워낙 화제라 관심을 갖기는 했지만 ‘MBC에서 키우는 가수’라는 이미지가 너무 강하다”라고 얘기한다.
MBC의 대학가요제 출신 ‘신인 가수 띄우기’가 개편 직후 ‘시청률 경쟁 무기’로 변질되면서 오히려 가능성 있는 신인 가수의 앞길을 막을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돼 연예관계자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