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재충전해야지!
문 전 의장은 사퇴 직후 공식 방문예정지였던 미국의 행정부와 의회 관계자들에게 서신을 통해 “당 의장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이번에 방문할 수 없게 됐다”며 “다음 기회에 방문하겠다”고 전했다고 한다. ‘다음 기회에’라는 나름의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긴 것이다.
그 대신 문 전 의장은 자신이 25년 전에 방문했던 이탈리아 로마로 출국했다. 문 전 의장의 핵심 측근은 “지난 4월 전당대회에서 당 의장으로 선출된 이후 하루도 편히 쉰 적이 없어서 이번에 모처럼 휴식을 취하기로 한 것”이라며 ‘재충전의 시간’이라는 점을 역설했다. 문 전 의장은 당 내분 사태에 대해서도 “유구무언이다”고만 짧게 언급했다고 한다.
그런데 당 일각에선 ‘통합·관리형’으로 평가받은 문희상 체제가 사퇴한 지 불과 며칠 지나지 않은 시점에 벌써부터 “‘관리형’ 지도부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문 전 의장에 대한 두터운 신임 역시 여전한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향후 그가 또 다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