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뭘 어쨌기에…’
윤상림 바이러스에 직접적 피해를 보고 있는 인사는 최광식 경찰청 차장. 그는 현재 이택순 경기경찰청장, 강영규 경찰대학장과 함께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청 내부에서는 “허 청장과 함께 경찰청을 이끌어 왔고, 검경수사권 조정 작업에도 깊숙이 개입하는 등 사실상 허 청장의 공백을 메울 최적임자”로 최 차장을 평가할 만큼 그는 많은 신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청장 역시 ‘눈물의 퇴임식’에서 자신을 대신해 청장대행을 맡게 될 최 차장에게 포옹을 하면서 ‘뒷일’을 부탁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전남 고흥이 고향인 그는 호남 경찰 인맥의 선두주자라는 프리미엄까지 얹어 지역에 있어서도 비교적 유리한 것으로 점쳐지기도 했다. 앞서 두 명의 전임 청장이 모두 영남 출신이었기 때문.
그런데 난데없이 윤상림 파문이 불거지면서 오히려 이 점이 결정적 걸림돌로 작용하게 된 것. 전남 보성 출신의 윤씨와 최 차장의 친분설이 떠돌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동향이라는 점 말고는 현재 두 사람의 관계가 딱히 드러난 게 없지 않느냐”며 최 차장을 옹호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하지만 침통함에 빠진 경찰 조직을 잘 추스르기 위해서라도 청와대에서 위험 부담을 아예 배제한 채 안전한 인사로 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최 차장으로서는 자칫 중요한 순간에 결정적 피해를 당할 지도 모른다는 얘기가 경찰청 주변에 파다하다.
감명국 기자 km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