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대법관 인선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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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전 총장이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지역은 한나라당의 텃밭인 경남 마산 갑. 김정부 전 한나라당 의원이 부인의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해 재선거가 치러지는 곳이다. 송 전 총장은 아직까지 출마 여부에 대해 아무런 의사 표명을 하지 않고 있지만 지인들이 고향을 위해 일해 달라며 출마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근혜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도 송 전 총장의 영입을 적극 검토 중이라는 후문이다. 마산 출신인 송 전 총장은 ‘반 노무현’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임시절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 등과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과 자주 갈등을 빚었다는 사실은 이를 대변하고 있다.
마산이 한나라당의 텃밭인 데다 5·31 지방선거 완승 분위기를 감안한다면 한나라당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마산 갑 재선거 실시가 확정된 이후 한나라당 내부에서만 10여 명의 후보가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한나라당 지도부는 비록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지만 향후 대선정국 및 정권 창출에 일조할 수 있는 거물급 인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당 핵심부 주변에서 송 전 총장 영입설이 나돌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박 대표 측이 송 전 총장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배경에는 또 다른 당내 역학관계가 맞물려 있다. 강삼재 전 사무총장이 이 지역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만큼 그 ‘대항마’가 필요하다는 것. 실제로 강 전 총장이 이번 재선거에서 당선될 경우 당내 최다선(6선)이 된다. 강 전 총장이 원내 진입에 성공할 경우 그의 의지에 따라 당내 역학구도 및 대권 경쟁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강 전 총장은 마산 갑 재선거 확정 직후 박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출마 의사를 표명하는 동시에 당 공천이 여의치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박 대표 측은 강 전 총장의 원내 진입이 박 대표의 대권가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을 우려해 달갑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강 전 총장 독대 이후 박 대표 측이 송 전 총장 영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송 전 총장 영입이 성공할 경우 강 전 총장의 무소속 출마 의지를 꺾을 수 있을 것이란 계산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송 전 총장은 후임 대법관 제청대상자 명단에 올라 있는 상황이라 대법원장의 임명제청 대상에 포함될지 여부가 정계 입문을 결정하는 첫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송 전 총장이 제청 대상에 포함될 경우에는 한나라당 주변에서 나돌고 있는 ‘송광수 영입설’은 말 그대로 ‘설’로 끝날 공산이 크다.
하지만 그가 대법관 인선에서 낙마할 경우 정계 입문 쪽으로 입장을 정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홍성철 기자 anderia10@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