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이청용 기성용 겔겔~ ‘지구’ 지동원 구자철 훨훨~
9월의 선수로 선정된 손흥민. 사진=토트넘 핫스퍼 홈페이지 캡처.
[일요신문] 대부분 추춘제로 치러지는 유럽 축구리그가 반환점을 돌았다. 연말 연초 경기가 빽빽하게 몰려있는 프리미어리그의 경우 5일 현재 후반기 첫 경기인 20라운드를 치르고 있다. 이에 비해 총 34라운드로 규모가 비교적 작은 분데스리가는 팀당 16경기를 치르고 휴식기를 가지고 있다. 유럽무대서 뛰고 있는 코리안리거들은 이번 시즌 어떤 활약을 펼쳤을까.
3명의 프리미어리거 중 단연 돋보이는 선수는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지난해 9월 한 달간 자신의 선수생활을 통틀어서도 손에 꼽힐 만큼 좋은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은 스토크시티, 미들즈브러를 상대로 각각 2골을 넣었고 선덜랜드 전에서도 팀 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팬들의 찬사를 이끌어냈다. 경기 내 최고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어지는 ‘맨 오브 더 매치’에 3경기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결국 그는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선정하는 ‘9월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경쟁자 케빈 더 브라위너(맨체스터시티), 로멜루 루카쿠(에버턴), 시오 월콧(아스널) 등 쟁쟁한 후보들을 누르고 받은 상이라 더욱 의미가 깊었다.
손흥민은 최고의 활약을 펼친 9월을 보냈지만 꾸준함을 보이진 못했다. 10월과 11월에는 리그 경기서 한 골도 터뜨리지 못했다. 올림픽 참가로 비시즌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탓인지 체력적 문제를 드러낸 것이다. 12월에는 다시 2골을 기록하며 폼을 회복했다. 시즌의 절반인 리그 19경기를 치른 현재 손흥민은 6골 3도움을 기록중이다. 지난 시즌 28경기에서 기록한 4골 1도움을 이미 넘어섰다.
스완지시티의 기성용은 지난 2012년 프리미어리그 진출 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았다. 우선 팀이 최악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스완지는 5일 현재 20경기에서 4승을 거둬 승점 15점으로 최하위를 간신히 벗어난 강등권에 위치해 있다. 저조한 팀 성적으로 감독 교체도 2번이나 이뤄진 상황이다.
팀의 부진에 기성용이 직접적 원인을 제공하지는 않았지만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할 그이기에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는 못하다. 부진을 거듭하던 스완지와 기성용에 반등의 조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올 시즌 두 번째 감독이었던 밥 브래들리 감독 경질 이후 기성용이 두 경기 연속 선발 출장하고 팀도 4연패를 끊어내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이청용은 이번 시즌에도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팀이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감독도 이청용에 대한 믿음을 보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앨런 파듀 감독이 떠나고 샘 알러다이스 감독이 부임했지만 이청용에 대해 낙관하는 시각을 찾기는 어렵다. 샘 알러다이스는 오랜 시간 투박하고 투쟁적인 축구를 구사해 왔기에 기술적 축구를 펼치는 이청용이 중용되기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아우크스부르크 주축으로 활약한 지동원과 구자철. 사진출처=아우크스부르크 페이스북
팀에서 항상 중추적 역할을 맡아왔던 구자철은 올 시즌 11경기에 선발 출전해 1골 1도움을 기록해 개인 최다 골을 넣은 지난 시즌에 비해서는 다소 부침이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슈팅 횟수나 드리블 돌파 횟수 등 세부 수치에서 팀 내 상위권을 차지하며 영향력을 발휘했다. 구자철에게 불리한 전술을 즐겨 쓰던 감독도 교체되며 그의 후반기 전망을 더욱 밝게 했다.
왼쪽 수비수 박주호(도르트문트)와 김진수(호펜하임)는 우울한 전반기를 보냈다.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한 이적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박주호는 경쟁자의 부상을 틈타 1경기에 교체 출전했고 바로 다음 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하지만 전반 종료와 동시에 교체됐고 이후 경기에서 교체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김진수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2016년 2월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부임한 이후 단 한 경기에도 출전하지 못했다. 팀은 5위로 상승세를 달리며 김진수는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포르투갈 명문 FC 포르투에서 올 시즌 터키 트라브존스포르로 임대 이적한 석현준도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16경기에 출전해 기회를 받았지만 1골을 기록하는 데 그치며 부진을 보이고 있다. 포르투갈 언론에서는 그가 트라브존스포르를 떠나고 싶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보도했다.
오스트리아에서 뛰고 있는 황희찬(잘츠부르크)은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그와 유로파리그에서 모두 골을 넣어 시즌 7골을 기록하고 있다. 백업 자원으로 시즌을 시작했지만 선발로도 활약하는 등 팀 내 입지를 넓혀 가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