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물에서 놀아야지~
지난 10월 24일 유엔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한국 유엔협회장 자격으로 연설을 한 것. 계열사인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그날 모임에 김 회장은 각국 대사를 모두 초청하고 제8대 유엔사무총장에 임명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도 초청해 그의 사무총장 임명을 축하하는 자리를 겸하게 만들었다.
김 회장은 지난 7월 민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유엔협회장에 취임했다. 전임 박수길 명예회장은 외교관 출신이었다.
김 회장은 대외 활동을 자제하는 편이지만 민간외교 영역에선 어느 재벌 총수보다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지난 2001년 한미교류협회를 만들어 초대 회장에 취임한 이후 지금까지 회장 자격으로 한미 민간 외교에 한몫을 하고 있고 특히 미국 쪽에는 공화당 인맥에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다 지난 2004년에는 유엔 산하 유엔평화대학 개발위원장을 맡아 민간외교 분야 활동 범위를 넓혔다.
여세를 몰아 김 회장은 지난 8일 올해 유엔논문경영대회 및 모의유엔회의 입상자 8명을 한화그룹 회장실로 초청, 격려하면서 이들에게 5박6일 일정으로 미국 뉴욕의 유엔총회, 스위스 제네바의 국제노동기구(ILO) 총회 등을 참관할 수 있는 비용 일체를 제공하는 ‘깜짝’ 선물을 안겼다.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의 젊은이로서 유엔 본고장에 가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워라”는 게 김 회장의 주문이었다.
항간에 나돌고 있는 전경련 회장설에 대해서는 극구 부인하는 등 재계 활동은 여전히 조심스러워하는 반면 민간외교 활동 쪽으로 대외활동 보폭을 넓히고 있는 김 회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김진령 기자 kj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