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프리’하면 곤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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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어느 정도의 진통은 예상됐지만 이처럼 현재 진행 중인 대부분의 프로그램에서 동시에 하차하는 상황까지 연출될 것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다. 게다가 강수정 아나운서 기용을 두고 KBS에서 아나운서와 PD 사이에 신경전까지 벌어지고 있어 당사자를 곤란케 하고 있다.
KBS 아나운서협회는 사내게시판에 “스스로 키운 아나운서를 고비용으로 다시 쓰는 행태는 재정적 위기로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꼴”이라며 “KBS 아나운서의 자리를 내려놓는 순간 KBS 아나운서로 누렸던 프리미엄도 함께 놓고 가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시청률과 청취율을 신경 써야 하는 PD들은 강수정 아나운서라는 흥행력이 입증된 카드를 포기하는 게 쉽지 않다. 따라서 아나운서협회의 입장에 대해 ‘제작 자율권 침해’라며 맞서고 있다.
이런 상황들이 강수정 아나운서를 더욱 힘겹게 하는 모양이다. 그와 친한 한 방송인은 “얼마 전에 ‘힘들지 않냐’고 물었더니 괜찮다곤 하는데 정말 힘들어 보였다”고 얘기한다. 특히 라디오 DJ 자리까지 내놓게 될지 모른다는 부분이 주위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강수정 아나운서는 오래 전부터 주위에 꼭 한 번 라디오 DJ를 해보고 싶다는 얘기를 하곤 했었다. 그런 만큼 1년 동안 자신의 이름을 딴 <강수정의 뮤직쇼>를 진행하며 프로그램에 상당한 애착을 보여왔다고.
강수정 아나운서를 좋아하는 팬들 역시 그가 동시에 여러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하루 빨리 그가 지금의 성장통을 이겨내고 더욱 뛰어난 방송인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