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될 때까지 고우 합니다’
아쉬움을 만회하고자 함일까. 봉태규가 <방과 후 옥상>의 이석훈 감독과 또 다시 손을 잡았다. 이들이 의기투합한 영화는 다중인격자 여자친구와의 좌충우돌 연애담을 다룬 <두 얼굴의 여친>. <방과 후 옥상>으로 이미 흥행 실패의 쓴맛을 봤음에도 봉태규는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출연 제의를 승낙했다. 그런데 봉태규는 “다 안 읽은 건 아니고 반만 읽었는데 시나리오는 사실 재미없어서 거절하려고 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그 대신 이석훈 감독에 대한 믿음과 열정 하나만으로 촬영을 하게 됐다고. 봉태규는 “전작의 실패로 힘들었지만 될 때까지 해보자는 생각을 갖게 된 게 사실”이라며 “감독님과도 자주 얘기하는데 성공할 때까지 끝까지 가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봉태규는 또한 정려원을 캐스팅하기 위해 캐스팅 디렉터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가 하면 성인용품인 콘돔을 입으로 부는 아이디어를 내는 등 연출진 못지않은 제작 열의로 스태프를 놀라게 했다. ‘성인용품 풍선 장면’에 대해서 봉태규는 “순진한 여자친구가 콘돔을 보고 궁금해 하는 장면이었는데 시나리오에는 껌처럼 씹으라고만 나와 있었다”며 “껌도 재미있겠지만 장르가 코미디이기 때문에 더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자신의 깜짝 아이디어를 설명했다.
홍재현 객원기자 hong92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