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나는 형 vs 뒤쫓는 아우 ‘한지붕 두 강자’ 싸움
올해는 전성기를 맞이하는 트리플나인(왼쪽)이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취월장하는 같은 마방의 파워블레이드(오른쪽)가 라이벌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 [서]클린업조이(6세·거·21전11/6/1·민형근·송문길:레이팅120 부:Purge,모:Greta‘s Joy)=감동의 여운이 아직도 남아있는 지난해 그랑프리 대회의 우승마다. 발주 악벽도 보이고 초반에 기수의 제어에 잘 따르지 않는 악벽이 있었지만 최근엔 그런 약점을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레이스를 하는 방식으로 커버해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확실치 않지만 나이가 들면서 악벽이 나아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지난해 10월 이후부터는 질병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어 올 한 해도 활약이 기대된다.
질주 습성은 추입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랑프리에서처럼 초반부터 따라붙는 적극적인 선입작전이 더 어울리는 말로 보인다. 다만 순발력이 빠른 선행마들과 비교하면 느린 편이라 단거리보다는 중장거리에 더 적합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까지 뛰어온 전적을 보면 부담중량에 견디는 힘은 좋은 편이나 일반경주는 60kg, 대상급 경주는 58kg 정도가 한계치로 판단된다.
# [부]트리플나인(4세·수·20전11/7/1·최병부·김영관:레이팅120 부:엑톤파크,모:어리틀포크)=그랑프리 대회 2위마다. 올해 마령 5세가 되면서 절정의 기량을 뽐낼 것으로 판단된다. 느린 경주에선 선입, 빠른 경주에선 중간 추입으로 경주를 운영하고 있는데 부마인 엑톤파크의 자질을 잘 물려받아 스태미나가 일품이다. 모계 또한 장거리에 적합한 혈통이고, 모계 형제마들 대부분 1~2군에 진출했을 만큼 안정적인 성장을 해줬고, 갈수록 강한 자마를 배출하고 있기도 하다. 최전성기를 맞이하는 만큼 기량보다는 부담중량을 얼마나 잘 견뎌내느냐가 올 한 해의 성적을 좌우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까지는 57kg까지만 짊어진 적이 있어 판단은 조금 이르지만 좋은 체격의 수말이고 전성기인 만큼 59kg까지는 큰 경주에서도 해볼 만하다는 게 개인적인 분석이다.
# [부]벌마의꿈(7세·수·30전16/4/0·이종훈·백광열:레이팅119 부:Put It Back,모:Wild Dixie Gal)=한때 선행만 나서면 무적이었을 만큼 강력한 선행 카리스마를 갖고 있던 말이다. 마령 7세가 됐지만 예의 그 순발력은 아직도 유지하고 있고, 일반경주에선 제법 강한 상대들한테도 잘 맞서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전력은 레이팅 순위 3위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개인적인 분석이다. 단거리에선 입상을 자주 할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지만 필자의 의견은 단거리가 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단거리에선 젊은피가 너무도 강하고 뜨겁기 때문이다. 패기를 앞세운 3세마들이 더 많이 출전할 것이고 선행경합이 더욱 치열할 것은 자명하다. 필자는 선행마가 없는 편성을 골라서 출전해야 입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부]감동의바다(8세·암·41전15/6/10·박광순·김영관:레이팅114 부:Werblin,모:미radyla)=2012년 그랑프리 우승마로 암말 경주마로는 환갑이 지난 상태인 데도 자기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엔 우승은 없지만 자기 기량을 안정적으로 발휘하면서 편성운에 따라 순위가 오르내리고 있다.
선행을 나서면 더 잘 뛰는 말이지만 선추입도 가능해 단거리 일반경주에서는 부담중량만 적절하다면 충분히 입상기회를 가질 수 있는 마필로 판단된다.
# [서]원더볼트(7세·거·33전8/10/3·김영진·지용훈:레이팅113 부:Desert Warrior,모:Little Champ)=마령 7세의 노장마다. 한때 서울에서 열린 국제전에서 입상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마필로 부상했지만 이후 높은 부담중량에 시달리면서 크게 활약하지는 못했다. 하락세가 역력한 마필로 서열5위의 카리스마를 인정받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체구가 작은 편인데도 레이팅 때문에 높은 부중을 부여받고 있는 것도 너무 큰 핸디캡이다. 그렇지만 마필을 잘 관리하는 지용훈 조교사의 말이라 부중이 어느 정도 내려가면 한 번은 제대로 힘을 써줄 것이라는 기대감은 갖고 있다.
# [부]미즈마고(6세·암·30전4/11/8·이성기·토마스:레이팅112 부:Midnight Lute,모:Sixtyone Margaux)=토마스 조교사가 맡으면서부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마령 6세의 암말이다. 현역 최강의 암말로 보고 있고, 올해도 좋은 활약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혈통상으로 보면 이 말은 단거리에서 강하지만 장거리에서도 잘 뛰어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계와 모계가 모두 장거리에 대한 잠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의 경주를 보면 장거리에서 능력발휘를 잘 하고 있고,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젊은 피들이 단거리는 쉽게 적응하지만 장거리는 시간이 걸리는 점도 올해만큼은 편성상의 이점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 [부]파워블레이드(3세·수·13전8/3/1·김형란·김영관:레이팅111 부:메니피,모:천마총)=그랑프리 3위에 이어 두바이 원정에서 3위를 하는 쾌거를 보였다. 3세마답게 성장하는 속도가 무섭다. 4세가 되는 올해 과연 트리플나인을 넘어설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그동안은 3세마라 대상경주에서 부중감량 혜택을 누렸지만 올해부터는 대등한 조건에서 싸워야 한다는 것도 재검증해야 하는 부분이다. 체격이 워낙 좋아 부담중량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판단된다. 메니피의 자마라 장거리에 대한 적응력을 다소 우려했지만 현재까지는 잘 적응하고 있다.
# [부]마천볼트(5세·거·17전10/3/1·박원선·울즐리:레이팅110 부:Old Fashioned,모:비치백)=국제전으로 개최된 코리아 스프린터 대회에서 2위를 한 깜짝 이변의 주인공이다. 부계나 모계가 모두 장거리에서 잘 적응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질주습성이 힘을 나눠서 쓰기보다는 강하게 밀어붙이며 한 번에 몰아서 쓰는 스타일이라 단거리에 더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마령 5세이고 최근에 특별한 질병도 없어 올해도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다만 컨디션에 따라 경주력이 큰 차이를 보여왔다는 점은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이상으로 볼 때 한국 최강의 경주마는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제 전성기를 맞이하는 트리플나인이 유리한 상황인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중장거리에선 확실한 우세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독주할 수 있느냐인데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마방의 파워블레이드한테 물어봐야 할 것 같다. 4세를 맞이하는 파워블레이드가 장거리까지 적응한다면 정말 만만찮은 적수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었지만 이제사 뛰는 법을 알게 된 클린업조이도 당분간은 활약을 이어가며 간간이 트리플나인과 파워블레이드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지금 부상하고 있는 신예강자들도 있지만 아무래도 이들은 중장거리보다는 단거리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김시용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