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 출신 외국인 수비수 발렌티노스. 사진=강원 FC 제공.
[일요신문] 강원FC 선수들이 16일 오전 부산 기장 월드컵 빌리지의 그라운드에 모여들었다. 선수들은 지난 15일 부산교통공사(3-2 승)와의 경기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은 듯, 다소 조용한 분위기였다.
훈련은 2개조로 나누어 이뤄졌다. 전날 선발로 나서 70분 이상을 소화한 선수들은 가볍게 운동장을 달린 후 둥글게 모였다. 최윤겸 감독은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라. 경험이 많은 고참들이니 마인드 컨트롤 잘하고 서로서로 소통해 가면서 컨디션이랑 경기력을 끌어올리자”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최윤겸 감독의 말이 끝나고 선수들은 회복 훈련에 임했다. 훈련이 마무리될 시점에 키프로스 출신 외국인 수비수 발렌티노스가 팀 매니저를 통해 선수들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발렌티노스를 중심으로 선수단은 다시 원을 만들었다.
그는 “어제 경기가 안 풀려서 강하게 반응했다. 목소리가 높아지고 동료들을 다그친 것 같다. 그런 부분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면서 “주장이 경기 중에 크게 소리치는 모습을 보고 많이 배웠다. 그런 모습을 존경한다. 잘 따라서 좋은 수비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진지한 표정으로 속마음을 털어놓은 것.
이어 발렌티노스는 “어제 내가 강하게 이야기한 부분이 있다. 내 본래 성격은 아니니까 이해해 주길 바란다. 팀 분위기가 다운됐을 때 함께 파이팅 했으면 좋겠다. 분위기를 바꾸는 데 내가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발렌티노스의 진심 어린 말에 선수들은 긍정적인 말로 화답했다. 발렌티노스의 말과 행동이 충분히 전달됐고 선수들은 다시 각오를 다졌다. 서로 어깨를 다독이며 사기를 북돋았다.
발렌티노스는 연습경기지만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해시청전에서 0-0으로 비긴 후 숙소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구단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다시 보며 자신의 플레이를 모니터링했다. 부산교통전에서도 원하는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면서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 부분이 못내 마음에 걸렸고 동료들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하면서 ‘파이팅’을 함께 외치는 계기를 만들었다.
한편, 강원FC는 17일 오후 부산교통공사와 재대결을 펼쳐 4-1 승리를 거뒀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