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일요신문] 남경원기자 = 수백억원대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들렸다. 도메인과 범행계좌를 바꾸고 검증된 회원만 모으는 등 치밀한 수법으로 수사를 피해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해외와 국내에 사무실을 두고 421억원 규모의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54억원을 챙긴 운영총책 A(35)씨 등 4명을 구속, 사이트 관리 등 범행에 가담한 B(31)씨를 같은 혐의로 형사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또 돈을 받고 사이트운영에 이용된 계좌를 양도한 C(여·36)씨 등 14명과 상습적으로 도박을 한 회원 D(37)씨 등 8명을 형사입건하는 등 총 27명을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5명은 2014년 1월말부터 올해 2월초까지 필리핀과 대구 북구 침산동에 운영사무실을 차린 후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개설, 54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인이나 추천을 받은 사람들만 회원으로 가입시켜 약 421억원의 도박금을 입금 받아 각종 스포츠경기에 베팅하게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배당금을 지급하거나 자신들이 가지는 수법으로 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C씨 등은 자신들의 지인을 통해 사이트 운영자에게 자신 명의로 개설한 계좌를 넘겨주고 30∼100만원을 받은 혐의다. 이들은 자신의 지인들에게 “계좌사용료로 매월 일정액을 주겠으며 인터넷 쇼핑몰 등에 이용될 뿐 전혀 불이익이 없으니 계좌를 달라”는 부탁을 받고 자신들의 계좌를 넘겨준 것으로 확인됐다.
D씨 등은 도박사이트에 가입한 후 적게는 1억1000만 원에서 많게는 4억7000만 원의 도박금을 입금하고 상습으로 도박을 한 혐의다.
경찰 수사 결과 이들은 사이트 도메인과 범행계좌를 수시로 바꾸고 외부에 쉽게 노출되지 않는 곳을 골라 사무실로 쓰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운영수익이 적더라도 소수의 검정된 회원들만 상대로 폐쇄적으로 사이트를 운영해 신고나 단속을 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운영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사이트 운영에 이용한 현금 1500만원과 노트북 5대, 휴대폰 11대, 통장과 체크카드 69장을 발견하고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트운영으로 벌어들인 범죄수익과 관련된 자료들을 국세청에 통보해 환수 조치하는 등 범죄수익금을 환수하는 한편, 필리핀에 도피 중인 공범들과 고액 상습도박자들에 대한 수사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aruds@ilyo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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