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쓴 20부작 ‘드라마’…외신 찬사 이어져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15차 범국민대회. 박은숙 기자 espark@ilyo.co.kr
박 전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 집회는 지난해 10월 29일 처음 열렸다. 당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집회에는 시민 2만 명(주최 측 추산, 서울 집회 참가자 기준. 이하 동일)이 참가했다. 일주일 후 열린 2차 집회에는 시민 20만 명이, 3차 집회에는 106만 명의 시민이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다.
이는 1987년 6월 항쟁 때보다도 많은 인파였다. 이 기간 박 전 대통령 지지율은 4%대까지 곤두박질쳤다. 5차 촛불집회부터는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회가 개최되면서 총 190만 명(서울 150만, 지역 40만)의 시민이 촛불을 들었다.
이후에도 참가자는 계속 늘어나 지난해 12월 3일 개최된 6차 촛불집회에는 역대 최다인 232만 명(서울 188만, 지역 44만)이 거리로 나왔다. 2만 명으로 시작한 촛불집회는 한 달여 만에 200만 명이 참가하는 전국적인 저항운동으로 성격이 변했다. 6차 집회 땐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청와대 100m 앞까지 집회가 허용되기도 했다.
광장으로 쏟아져 나온 촛불 민심을 더 이상 거스를 수 없었던 정치권은 6차 집회 직후인 지난해 12월 9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가결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찬성 234표, 반대 56표, 기권 2표의 압도적인 차이로 통과됐다.
탄핵안 통과 후에도 촛불집회는 계속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31일 진행된 10차 촛불집회에서는 전국 누적 참가자가 1000만 명을 돌파했다. 대규모 인원이 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자들은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별다른 사고 없이 집회를 마무리했다. 이를 두고 외신들의 찬사가 이어지기도 했다.
일부 집회 참가자가 경찰과 충돌하려는 모습을 보이면 군중들은 ‘비폭력’을 외치며 돌아 세우기도 했다. 1차 촛불집회 직후인 지난해 10월 30일 경찰은 이례적으로 “경찰의 안내에 따라주고 이성적으로 협조해 준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탄핵안 통과 이후 집회 참가자는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지난 3월 4일 열린 19차 집회까지 전국 기준 누적 참가자는 총 1587만 3000명을 돌파했다. 탄핵 인용을 자축하는 3월 11일 20차 집회까지 더하면 누적 참가자 수는 16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촛불집회를 이끈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 측은 평일 촛불집회와 일부 지역 집회는 집계를 하지 않았던 만큼 실제 참가 인원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