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후세인이 항상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암살에 대한 공포. 호화로운 궁전 안에 살면서도 독살의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고 위해 동시에 다섯 곳에 똑같은 메뉴의 식사를 차리게 한 뒤, 먹기 직전에 어느 식탁에서 밥을 먹을 것인지를 결정한다고 한다. 그만큼 매사에 깊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후세인에게 대역을 두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최근 중동국가에서 <대역으로서의 나>란 책이 출판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라크에서 후세인의 대역으로 활동하다 망명한 미하에르 라마단씨. 이 책에는 후세인 대통령과 라마단씨를 가까운 곳에서 촬영한 사진이 실려 있는데 두 사람이 다른 사람임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닮아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92년에는 건강악화설을 불식시키기 위해 티그리스강을 헤엄치는 후세인의 모습(사진 2)이 공개되기도 했었는데, 이 사진 또한 망명한 측근의 말에 의하면 ‘후와즈 아르 에마리’라는 이름의 대역이었다고 한다. 이런 똑같은 모습을 하기 위해 라마단씨와 에마리씨 모두 성형수술을 억지로 받아야 했다고 한다.
독일의 국영방송 ZDF가 법의학자에게 분석을 의뢰한 결과, 사담 후세인의 대역은 적어도 3명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98년 이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인 후세인은 모두 대역이었다고 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각국의 요인들과 회담에서 이라크 국영TV가 중계한 때를 빼고는 진짜 후세인은 등장하지 않았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다.
※진짜 후세인은 사진 3과 10
나운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