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 ||
그런데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이 회고록 출판에 사실 말 못할 사정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출간을 목전에 두고도 아직까지 담당 출판사인 ‘사이먼 앤 슈스터’와 힐러리의 치열한 신경전이 그칠 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출판사측은 “힐러리가 처음 계약 조건과 달리 ‘모든 것’을 다 털어놓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모든 것’이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아칸소주 주지사 시절부터 르윈스키 사건에 이르는 섹스 스캔들에 관한 전말을 의미한다. 또한 그런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질 때마다 당시 힐러리가 옆에서 보고 느꼈던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출판사측은 힐러리가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은근 슬쩍 ‘알맹이’는 쏙 뺀 채 자신의 성공담이나 여성 파워에 관한 이야기만 장황하게 늘어놓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대변인은 “클린턴 부부의 결혼 생활에 대한 진실을 담지 않는다면 이 책은 한낱 ‘속임수’에 불과할 것이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또한 처음 출판을 계약했던 2000년 무렵 힐러리는 출판사측에 “머지 않아 클린턴과 이혼할 생각이다. 책이 출간될 즈음에는 이미 이혼한 상태일 터이고 그렇게 되면 모든 것을 다 솔직하게 털어 놓아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귀띔했다고 한다.
클린턴 부부의 결혼 생활에 대한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기대했던 출판사측으로선 힐러리의 초고를 건네 받고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아직 원고도 완전히 마무리 하지 않은 채 늑장을 부리고 있는 힐러리의 태도 때문에 마케팅조차 제대로 할 수 없어 애를 먹고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출판계에서 골칫거리로 낙인찍힌 클린턴가의 인물은 비단 힐러리뿐만이 아니다. 남편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판권료만 챙긴 채 여유를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1천2백만달러(약 1백43억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판권료를 받고 뒷짐만 지고 있는 데 대해 그는 “힐러리의 회고록이 출간된 후에 집필을 시작하겠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솔직하겠다”란 애초의 다짐과 달리 어쩐지 ‘숨기는 것’이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이런 데 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