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곰들이 먹이를 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 ||
사건의 발단은 어처구니 없게도 배고픔을 견디지 못한 동물들이 서로를 공격하면서 벌어졌다. “동물들이 하루가 다르게 포악해지고 있다. 그야말로 ‘정글의 법칙’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라고 한 동물원 관계자는 설명한다.
동물들이 이렇게 굶주림으로 인해 난폭해진 것은 사스로 인해 관광객의 발길이 뜸해진 데 그 원인이 있다. “방문객 수가 무려 98%나 감소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한숨 섞인 설명이다. 이렇게 수입이 줄자 자연히 동물들에게 먹이를 제대로 공급할 수 없을 정도로 동물원 재정이 급격히 악화되었으며, 보통 주던 양의 반 정도밖에 공급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사정은 수도인 베이징의 동물원도 마찬가지. 이곳에서도 매일 굶주림에 지친 동물들의 울음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간혹 사람이라도 지나갈라치면 ‘먹을 것을 달라’는 듯 애처롭게 입을 내미는 동물들이 많다.
“이런 동물들을 보는 우리의 마음도 편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우리도 별다른 방도가 없다”고 한 관계자는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