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남자’에서 ‘사기계의 샛별’로…영화 ‘원라인’에서 180도 연기 변신
3월 29일 영화 <원라인>의 개봉을 앞두고 임시완은 23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일요신문>과의 인터뷰를 가졌다. 그가 이번 작품에서 맡은 배역은 무려 ‘사기계의 샛별’이다. 그것도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작업 대출’을 통해 순진무구한 얼굴과 사람 좋은 미소로 고객을 낚고, 은행을 속이는 천부적인 사기꾼이다. 무일푼의 대학생 ‘민재’가 베테랑 사기꾼 ‘장 과장(진구 분)’을 만나 사기꾼 ‘민 대리’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임시완의 반전 매력이 이번 작품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23일 임시완이 영화 ‘원라인’의 개봉을 앞두고 ‘일요신문’과의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제공=NEW
그는 이제까지 연기해 온 ‘착한 남자’에 책임감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캐릭터만큼 착한 사람은 절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많은 분들이 그 캐릭터를 보고 저를 좋아해주시니까, 이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서 저 자신을 스스로 포장을 잘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미지를 지키는 것이 곧 대중의 사랑에 대한 예의라는 이야기다.
그런 만큼 <원라인>은 임시완에게 있어 모험과도 같았다. 그간 고정되다시피 했던 ‘착한 남자’의 이미지와 정 반대되는 캐릭터인 ‘민 대리’를 연기함으로써 탈피를 시도했다.
상반되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부담이 따랐을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였다. 임시완은 “‘민 대리’를 연기하는 게 큰 부담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작품을 정할 때 ‘제 이미지와 반대되는 캐릭터를 의도적으로 선택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정하지는 않는다. 그저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두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라인>은 임시완에게 있어 이미지뿐 아니라 처음으로 연기 스타일까지 바꾸는 변화의 스테이지였다. 그는 연기 스타일 변화를 모색한 이유에 대해 “연기를 할 때 마냥 행복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많은 분들이 작품을 좋게 봐주시면 당연히 결과에 대한 희열을 느껴요. 하지만 그 과정이 너무 고달픈 작업의 연속이다 보니 불과 몇 년 하지도 않았는데 ‘아, 나 연기 오래 못 할 수도 있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보니 연기에 흥미를 느낄 방법을 찾는 게 급선무가 됐다. 어떻게 하면 흥미를 느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연기 스타일을 ‘완벽 추구’에서 ‘순간순간의 선택과 순발력을 통한 완성’으로 바꾸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임시완. 사진제공=NEW
연기 스타일의 변화를 노린 첫 작품이다 보니 연기자로서 첫 발을 내딛었던 드라마 <해를 품은 달>보다 되레 연기력이 떨어지는 게 아닌지 우려도 컸던 것이 사실이다. 임시완은 “하지만 걱정이 앞선다고 시도도 하지 않는다면 발전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원라인>에서 연기만 본다면 제 스스로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시도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값진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성공적인 자리매김을 했지만 임시완은 여전히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과 자신을 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가수를 포기할 생각은 없다. 입대 전까지 시간이 허락하는 한 작품 OST나 팬미팅을 통해서 팬들과의 시간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멤버들의 전속계약 종료 후 상황과 입대 문제 등이 겹치면서 완전체로서 무대에 서는 것은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현재 임시완은 <미생>에서 연을 맺었던 배우 강소라의 소속사 플럼엔터테인먼트로의 이적이 거의 확실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속사 이적 문제도 어느 정도 마무리된 그에게 남은 가장 큰 산은 역시 입대 문제다. 임시완은 “다들 마무리 지은 숙제를 커트라인이 다가오는데도 안 한 것 같은 느낌”이라며 “빨리 끝내고 속이 좀 편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지금 촬영 중인 드라마 <왕은 사랑한다>를 마지막으로 입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입대 후 공백기를 생각하면 작품의 흥행 여부는 그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나 임시완은 마지막까지 그답게 ‘달관한 듯한’ 답변을 내놨다.
“흥행은 개인이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 부담은 없어요. 저는 항상 작품을 시작할 때 그 결과에 부끄럽지 않은 연기를 펼치는 것을 목적으로 생각해요. 이제까지 작품에서 그 목적 달성은 계속 실패했지만, 하하. 이번 <원라인>에서는 ‘임시완도 생각보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구나’라는 반응을 기대하고 있어요. 그것만으로도 이번 작품의 목적은 달성하는 셈이라고 생각합니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