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이 되는 말]
- 흡연실
담배값이 나날이 높아진 탓에 금연을 선언하는 흡연자가 늘고 있다. 회사 안팎에서 시행되는 금연화는 흡연자를 흡연실로 내몰았다. 이렇듯 전체 사회분위기를 보자면 담배를 피우는 것은 손해가 될 것 같아 보이지만, 실은 여기에 바로 득이 기다리고 있다. 흡연실이 한쪽으로 몰리면서, 혹은 하나로 합쳐지면서 흡연자들끼리 더욱더 친근감을 갖기 쉬워진 것이다. 흡연실에서는 담배값 인상에 대한 이야기만으로도 분위기가 쉽게 달아오른다. 실제로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하던 업무상담도 흡연실에서 의기투합해 상담이 잘 성사되기도 한다. 현대사회에서 이제 흡연실은 효율적인 인맥만들기에 빼놓을 수 없는 장소가 되고 있는 것이다.
- 신흥 국가의 주식
일본에서는 매매차익을 노린 ‘개인대상 국채’나 ‘부동산 투자신탁증권(REIT)’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사실 가장 매매차익금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경제신흥국가들의 주식이다. 어느 사회이건 경제발전과 동반한 주가상승은 필연적이기 때문. 그러나 이들 국가의 정치배경이나 경제사정, 언어 등을 이해한 뒤에 장기 투자를 각오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동차 평론가 도쿠다이지 아리쓰네씨는 새 차를 운전하기 전에 우선 취급설명서를 읽을 것을 강조하고 있다. 운전에 익숙해져 차를 바꿀 때쯤에는 취급설명서 같은 것은 쳐다도 보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 차에는 대개 새로운 기능이 탑재되어 있다. 그 성능을 십분 살리기 위해서는 취급설명서를 읽지 않으면 안된다. 휴대전화나 컴퓨터, 오디오기기도 마찬가지다. 득을 얻기 위해서는 취급설명서를 숙독할 수 있는 인내가 반드시 필요하다.
- 사내벤처
사내에서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공모해 사내 인재가 주체가 되어 신규사업을 시작하는 제도. 기업 내부에 독립된 사업체를 건설하기도 하며, 전액출자한 자회사 형태로 된 독립된 방식을 취하기도 한다. 일본에서는 미용관련 업체인 가오(花王)와 마쓰시타전기, 야마토운수 등에서 사내벤처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수중에 돈 한푼 쥐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벤처기업을 설립한 경우, 제일 고생하게 되는 것이 바로 자금순환이다. 벤처캐피털 같은 자본가들은 하루라도 빨리 이익을 내라며 압박을 가해오고, 잘못했을 경우에는 경영에 일일이 간섭하고 나서기까지 한다. 그러나 사내벤처의 경우에는 기업의 인재·자금·물자를 골자로 하는 경영자원을 활용할 수 있으므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물론 프로젝트에 실패한 경우에는 그에 상응하는 패널티가 기다리고 있다.
[실이 되는 말]
- 성과주의
탁월한 사업능력에 따라 보수가 결정되는 ‘능력주의’를 대신해 등장한 인사평가제도. 능력이 아니라 일의 성과로 보수 등의 처우가 결정된다. 일반적으로는 목표관리제도의 형태를 띠며, 일정기간 어느 정도의 목표를 달성했는가가 평가기준이 된다.
기업의 성과(이익)를 공평하게 분배한다는 것이 대의명분이지만, 경제상황이 계속해서 정체되고 있는 현재 상태에서는 이익은 상승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기업이 안고 있는 마이너스 성과를 사원전원에게 부담하는 입장까지 취하고 있다. 더욱이 단기간에 이익을 올리는 것이 평가 및 보수에 관계되기 때문에 기업의 보수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결과에 대한 부담 때문에 사원들은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있는 프로젝트를 피하려고 하게 됐다. 도전하는 자세를 잃은 기업이 앞으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며, 사원들도 하고자 하는 의욕을 잃게 된다.
일정수의 자사주를 미리 정해진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원래 미국에서 들어온 시스템으로 일본에서는 IT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도입되었다.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제시한 조건 외에도 앞으로 회사가 성장해 주가가 상승하면 이익이 발생하게 되므로 노동의욕의 향상이라는 역할도 있다.
그러나 주가가 일본의 주식시장인 닛케이가 평균 1만엔 정도에서는 그야말로 유명무실한 존재.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는 2003년 7월에 스톡옵션 폐지를 발표했다.
- 자격증
퇴근 후나 주말을 이용해 전문기술을 취득할 수 있는 학원 등에 다니며 자격취득이나 능력향상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불황이 지속될수록 구조조정의 불안도 있고,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어떤 자격증이라도 하나 더 따 두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정. 그러나 실제로 실무에 도움이 되는 자격은 거의 없다.
미국공인회계사(USCPA)는 인기를 모으고 있는 자격의 하나지만, 자격을 취득했다 해도 도움을 받을 만한 곳이 없다. MBA도 과거에는 하나의 브랜드 가치를 톡톡히 했지만, 지금은 너나할 것 없이 다 가지고 있기 때문에 희소가치는 그야말로 제로. 비싼 돈과 시간을 투자해 학원을 다녀도 그때 느끼는 불안해소에 지나지 않는다.
- 골드카드
연회비 얼마만 내면 여러 가지 특전들이 가득한 골드카드. 골드카드는 이름 때문에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유업을 하는 사람의 경우라면 골드카드가 남들이 신용할 수 있는 하나의 증거가 될 수 있지만, 샐러리맨은 굳이 가질 필요는 없다. 또한 이용한도액이나 현금한도액이 높은 것도 오히려 더 위험하다.
나운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