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데이트에 사이언톨로지 신도들 동행
▲ 지난 6월23일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우주전쟁> 뉴욕 시사회에 함께 등장한 케이티 홈즈와 톰 크루즈. 로이터/뉴시스 | ||
이들이 커플로서 처음 언론의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은 지난 4월 이탈리아에서. 처음에는 그저 손을 잡고 데이트하는 모습이 파파라치에게 포착되면서 “크루즈에게 새 연인이 생겼다”는 보도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올 뿐이었다. 이 중에는 간혹 “16세라는 나이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얼마 안 가 헤어질 것이다”는 잿빛 전망을 내놓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이런 예언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들의 관계는 초스피드로 발전해 현재 약혼, 임신, 그리고 결혼까지 계획하는 명실상부한 ‘잉꼬 커플’로 자리를 굳힌 상태다. 게다가 이 모두가 불과 6개월 안에 일어난 일들이라니 놀랄 만도 한 것이 사실.
그렇다면 이 둘의 첫 만남은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3년간 교제해왔던 페넬로페 크루즈와 결별한 후 외로움에 치여 있던 크루즈가 먼저 홈즈에게 접근을 시도했다고 한다. 게다가 제시카 앨바 등 몇몇 여배우들에게 추파를 던지다가 마지막으로 홈즈가 딱 걸렸다는 웃지 못할 소문도 있었다.
어찌 됐든 이들이 처음 만나게 된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지난 4월 홈즈의 홍보 담당자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자신을 “톰 크루즈의 에이전시”라고 밝힌 상대는 “크루즈가 홈즈양을 만나고 싶어 한다”는 뜬금 없는 이야기를 전했다. 물론 영화 출연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기 때문이라고 만남의 목적을 밝혔고, 홍보실 역시 흔쾌하게 약속 스케줄을 잡았다.
겉으로는 그저 그런 흔한 ‘업무상의 미팅’이었지만 크루즈에게는 사실 다른 마음이 있었다. 이미 홈즈를 마음 속에 점 찍어 두고 있던 그가 그녀와 자연스럽게 만날 방법을 궁리하다가 위와 같은 방법을 생각해냈던 것이다.
며칠 후 마침내 기다리던 그날이 왔다. 홈즈가 크루즈의 사무실을 방문했고, 이들의 만남은 사무실 안에서 단독으로 이루어졌다. 세 시간이 넘도록 이런저런 잡다한 이야기를 나누던 크루즈가 마침내 ‘진짜 목적’을 밝혔다. 미팅이 끝나갈 무렵 홈즈에게 난데 없이 데이트 신청을 한 것. 물론 어릴 적 소원이 크루즈와 결혼하는 것이었던 홈즈가 이런 제안을 거절할 리 없었다.
그리고 며칠 후 이 둘은 두 번째 만남을 가졌으며 이들의 ‘기묘한 연애’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대형 리무진을 몰고 홈즈의 저택으로 찾아간 크루즈는 리무진 안에 장미 꽃다발과 초콜릿을 잔뜩 준비해 놓았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것, 바로 홈즈의 눈에 띄도록 사이언톨로지 교리서를 비치해놓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이들의 첫 데이트 장소는 로맨틱한 레스토랑도 고급스러운 리조트도 아니었다. 이들이 리무진을 타고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격납고. 크루즈의 개인 제트기가 주차돼 있는 공항에 도착한 이들은 즉시 제트기에 올라탔으며, 이 안에서 성대한 만찬을 즐겼다.
하지만 둘만의 시간을 기대했던 홈즈의 바람과는 달리 제트기에는 크루즈가 초대한 여러 사람들이 수시로 들락날락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이 모두 사이언톨로지 신도들이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제트기에 올라 타서는 홈즈에게 사이언톨로지의 믿음과 위대함에 대해 일장연설을 늘어 놓기 바빴다.
이렇게 밤새 이어지던 파티가 끝나자 마침내 둘은 제트기 안에서 ‘첫날밤’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한층 가까워진 이 둘은 즉시 제트기를 타고 로마로 날아갔으며, 이때부터 본격적인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로마 곳곳에서 손을 잡거나 키스하는 모습이 파파라치에게 포착되는가 싶더니 당시 개최됐던 ‘도나텔로 영화제’에 공식 커플로 모습을 드러냄으로써 마침내 자신들의 관계를 세상에 알렸다.
이 둘이 이렇게 연인이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 사실. 심지어 홈즈의 부모 역시 딸에게 새로운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게 됐을 정도였다. 게다가 어느 날 갑자기 딸이 나타나서는 “이제부터 ‘케이티’가 아니라 (남자친구가 부르는 것처럼) ‘케이트’라고 불러 주세요”라고 말했으니 어느 부모가 놀라지 않을까.
이처럼 첫 만남에서 연인으로 발전하기까지 불과 며칠이 걸리지 않았던 것처럼 이들의 관계도 전광석화처럼 진행됐다. 한 달여 후 크루즈는 파리의 에펠탑에서 크루즈에게 청혼했으며, 두 사람은 순식간에 약혼자 사이로 발전했다.
그리고 지난 10월 임신 사실을 밝히면서 이들 커플은 또 한 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첫째, 임신 발표 당시 홈즈의 배가 이미 상당히 부풀어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임신 시점에 대해서는 언급을 꺼리는 점, 둘째,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지만 홈즈의 이모가 나서서 서둘러 “절대로 인공 수정을 하지 않았다”며 자진 납세(?)한 점, 셋째, 출산 예정일을 꼭꼭 숨기고 있는 점 등 기이한 구석이 한둘이 아닌 것.
이 중 가장 의문스러운 것은 바로 임신 시점이다. 10월 초 크루즈 커플이 임신 소식을 발표하자 팬들은 적어도 임신 4개월은 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왜냐하면 데이트를 시작한 것이 6개월 전, 약혼을 한 것은 4개월 전이기 때문. 그러나 당시 홈즈의 배를 본 사람들은 즉시 의문을 제기했다. 4개월 된 것치고는 배가 상당히 부풀어 있었다는 것.
이런 의혹에도 불구하고 크루즈는 언제 임신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꼭꼭 입을 다물고 있는 상태. 게다가 출산 예정일까지 비밀에 부치고 있어 이들의 임신을 둘러싼 의구심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게다가 출산 방법까지 사이언톨로지의 교리를 따른다는 소문마저 불거지자 비난이 쏟아졌다. 아닌 게 아니라 이 교리에 따르면 임신부는 출산시 절대로 소리를 질러서는 안 되며, 불빛이 없는 어두컴컴한 방에서 가급적 조용하게 아기를 낳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평소 크루즈가 ‘무정자증’으로 아기를 낳을 수 없다는 소문과는 달리 홈즈가 임신을 하자 이들이 ‘부자연스러운 방법’ 즉 ‘인공수정’을 통해 아기를 가졌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런 의심을 하는 사람들은 특히 홈즈가 크루즈와 처음 만나기 시작한 직후 16일 동안 돌연 종적을 감추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당시 홈즈는 어디에 있었나”라고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은 “이때 혹시 인공수정을 시도하지는 않았나”라면서 섣부른 추측을 하고 있다.
현재 홈즈는 크루즈를 따라 사이언톨로지에 입문하겠노라고 밝힌 상태. 오랜 기간 함께 해온 자신의 홍보 담당자도 해고하고 사이언톨로지 신자인 크루즈의 여동생과 계약했다.
의문투성이인 이들의 관계가 정말 사이언톨로지라는 오묘한 종교와 연관이 있는 것일까. 아무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들 커플의 행보에 당분간 할리우드의 눈과 귀는 계속 쏠릴 전망이다.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