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면 볼수록 따뜻한 사람
육 여사가 서거한 29회 광복절인 1974년 8월 15일은 김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일 씨가 결혼식을 올린 날이기도 하다. 결혼식에서 쓸 촛대를 사가지고 집에 오니 김옥두 비서가 사무실에서 뛰어나오며 ‘사모님, 텔레비전에서 총소리가 나요’라며 육 여사의 서거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이 여사는 생전에 육영수 여사를 세 번 만났었다고 한다. 1961년 9월 여성단체협의회 주최 전국여성대회를 마치고 여성 지도자들과 함께 청와대를 방문해 육 여사와 함께 사진을 찍었고, 국회의원 부인들 초청 오찬에 참석해 악수를 한 적이 있고, 그리고 1971년 대선 선거운동 때는 전주에서 뒷모습을 본 적이 있다고 한다.
이희호 여사는 육영수 여사에 대해 “따뜻하고 반듯한 성품을 지녔으며 남편의 독재를 많이 염려한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속 야당으로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던 분”이라고 평했다.
또 “남편과 박 대통령은 생전에 마주 앉아보지도 못한 정치적 경쟁자이지만 그 자녀들이야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 박재옥과 박지만의 손을 잡고 한번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