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전경 사진.
<CBS> 단독 보도에 따르면 임 과장의 아버지 임희문 씨(80)는 “이런 자살은 없다. 얼굴을 보면 안다. 아들의 얼굴에 상처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서 놀랐다. 몸이 저렇게 당할 정도면 뼈까지 상했을까 걱정돼 오죽하면 감정(부검)을 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어 임 씨는 “간단하게 유서 쓰고 잠들게 하는 방법이 있을 텐데 왜 몸뚱이에 상처가 있고 얼굴에 안 터진 곳이 없냐”며 “나만 본 것이 아니라 아들 염(시신을 씻고 수의를 입히는 일)을 한 사람들도 대번에 알아봤다. 아들은 자살할 성격과 상황이 아니었다. 자살이라는 결론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씨는 경찰의 외압이 있었다는 주장도 함께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씨는 <CBS>와 인터뷰에서 “아들의 장례식 당시 A경찰서에 근무한다는 경찰이 ‘만약에 아버님의 이유와 조건이 있어 (상황이) 뒤집어지게 되면 말썽이 되니까 좀 생각할게 있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임 씨는 경찰의 발언을 협박으로 느꼈다고 한다.
또 “손녀(임 과장 딸)가 육사에 들어가 있으니 앞으로 피해가 있을까 걱정돼 덮으라고 한 며느리의 만류가 한 원인이었다. 그때 만약 며느리가 손녀 얘기를 하며 다독거리지만 않았어도 바로 폭로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 과장은 2015년 7월 18일 오후 12시경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화산리의 한 야산 중턱에서 자신이 소유한 마티즈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국정원 팀장급 간부였던 임 과장은 ‘해킹팀 유출사건’의 핵심 인물이었다.
당시 해커들의 공격으로 이탈리아 밀라노에 본사를 둔 해킹 전문회사인 해킹팀 고객 명단이 유출됐다. 해킹팀 고객 명단 중에 국정원이 있었다. 국정원의 선거 개입과 민간인 사찰 논란이 일어난 배경이다.
임 과장이 시신으로 발견된 마티즈 차량 안에는 해킹팀 유출 사건이 민간인 사찰과는 무관하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가 발견됐고 사건은 자살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당시 임 과장이 7월 14일부터 숨진 18일 전날까지 국정원 내부의 강도높은 특별감찰을 받았고 18일 당일에도 오전 10시에 후속 감찰을 받기로 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사인을 두고 타살 의혹이 일어났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