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피해여성 치료에서 예방교육까지 “교회 여성위원회와 협력”
기독교여성상담소는 한국여신학자협의회(공동대표:김혜숙 김신아 이난희) 산하 기관으로 한국교회의 정통한 기관이어서 서울성락교회 분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사진=한국여신학자협의회가 성락교회 성폭력피해자지원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성락교회 김기동 목사에 반대해온 교회개혁협의회가 개최한 기자회견에는 기독교여성상담소장 채수지 목사 등이 참석해 피해 여성들의 상담과 치료, 교회내 성폭력 예방 교육 등을 담당하겠다고 밝혔다. 채 소장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여성위원회와 교회여성연합회 등 기독교계 연합기관들과도 연대할 수 있다는 뜻도 덧붙였다.
채 소장은 이 자리에서 “성락교회의 여성 교인들을 만나 성추문과 피해자들의 고통스러운 피해 경험, 그 이후의 피폐해진 삶에 대해 듣고 경악을 금치못했다”면서 “사안의 심각성과 여성연대의 필요성에 의해 성락교회 교회여성인권위원회 측과 두 가지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두 가지는 피해자들에 대한 상담과 치료, 성락교회를 대상으로 성폭력 예방교육 실시 등이다.
성락교회 사건이 재산을 둘러싼 교회분규로 다뤄지는 것에 대해서도 채 소장은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재산싸움으로 사건의 초점이 모아지면 성추문은 교회의 분파싸움에 휘말리는 수단이 되기 십상”이라고 지적하고, 성추문 사건이 여타의 다른 문제들로부터 독립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 소장을 비롯한 기독교여성상담소 관계자들은 “여성들이 중심이 되어, 성락교회의 교회 개혁이 건강한 수준에서 일어나기를 바란다”면서 개혁파에 지지를 표명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성락교회 김기동 목사 측이 교회개혁협의회 대표 장학정 장로의 녹취록을 근거로 “교회개혁협의회 측의 목적은 교회의 재산 탈취”라고 주장한 데 대해 녹취록 전문을 공개하며 “의도적으로 편집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장 대표는 이날 “부동산개발업자라는 사람이 찾아와서 교회 부동산을 판매하는데 동의를 해달라고 했으나 거절했다. 그 사람이 대화를 불법 녹음을 해서 넘겨줬다고 한다”면서 “1시간 20분 동안 이야기한 것을 5분으로 편집하면 예수님 설교도 나쁘게 만들 수 있다”며 ‘악마의 편집에 의한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나에겐 도장도 없고 권리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면서 “우리가 부동산을 팔려고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한 설정”이라고 일축했다.
한편, 김기동 목사 측은 ‘그것이 알고싶다’를 방송한 SBS 사옥에서 잇따라 항의집회를 가진데 이어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교개협이 교회의 재산을 노리고 벌이는 음모라고 주장했다. 김 목사 측은 “교회를 무너뜨리려는 세력이 벌이는 과거 ‘성락교회바로세우기협의회’의 재탕일 뿐”이라고 밝혔다.
박성흠 종교전문기자 jobin16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