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최근 한 여성 커뮤니티를 통해 박지성이 현역 시절 룸살롱을 다녔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면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그 글의 배경은 기자가 직접 담당하고 진행했던 <일요신문>의 연재물 ‘박지성 네덜란드 일기’(2003년 11월)에 게재된 일부 글이다. 박지성 일기는 전화 인터뷰를 통해 구술 정리하는 형식이었다.
당시 박지성은 네덜란드에서 대표팀 평가전을 위해 귀국한 상태였고, 타워호텔에 있던 박지성과 전화로 일기를 진행했었다. 박지성은 귀국 후 대표팀 합류 전에 지인들을 만났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2002년 월드컵 이후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했던 그가 지인들을 편하게 만날 수 있는 장소가 어디인지 궁금했다. 14년 전의 일이라 정확한 질문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기자가 “(지인들을) 룸에서도 만나느냐”고 물었던 것 같다. 당시 박지성은 일반적인 장소에 드나들 수 없을 만큼 국민적인 스타였고, 어디를 가도 그를 향한 사인 공세가 밀려들기에 가급적이면 사람들의 눈을 피할 수 있는 장소에서 지인들을 만났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내용이 일기를 통해 언급됐다.
“제 일기를 담당하는 기자 누나(‘이모’라고 불러야 될 것 같은데)가 룸살롱에 가봤냐고 물어보시네요. 허, 참. 우리나라 축구선수 중에 룸살롱에 안 가본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요. 룸살롱이라고 해서 이상하게 생각하는데 전 일반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그런 곳이 가끔은 편할 때도 있어요.”
‘룸살롱’이란 단어가 갖는 의미 때문에 사람들은 오해의 시선을 갖게 됐지만 박지성이 말한 대로 “일반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곳이 가끔 편할 때가 있다”는 게 그 내용의 요지였다.
2016년, 자신을 박지성의 팬이라고 소개한 사람이 기자의 이메일로 위와 관련된 사실 여부를 물은 적이 있었다. 기자는 그 팬에게 다음과 같이 답장을 보냈다.
“이영미입니다. 13년 전의 일기가 지금에…. 여성 접대 룸살롱 전혀 아닙니다. 그런 곳이라면 일기에서 언급했을 리도 없고요. 얼굴이 알려진 공인이다 보니 사람들 눈을 피해 그런 곳에 가본 것이란 내용이었어요. 말씀하신대로 박지성 선수 성격상 그런 분위기를 좋아하지도 않고요. 2002년 월드컵 이후 폭발적인 인기로 인해 사람들 눈을 피해 다녔던 당시 상황 얘기였습니다. 절대 오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 글은 박지성의 팬 사이트에도 올라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최근 여성 커뮤니티를 통해 ‘룸살롱’이란 단어만 부각시키며 박지성이 룸살롱에 출입했다는 내용으로 확산되었고, 이 글들이 기사화되면서 박지성 측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나머지 14일 박지성 재단(JS파운데이션)을 통해 “14년 전 칼럼이 이제 와서 왜곡된 형태로 논란이 되는 걸 이해할 수 없다”면서 “사실이 아닌 것을 진실인양 계속 얘기하는 건 명백한 명예훼손이라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룸살롱’이란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박지성과 재단 측에 본의 아닌 피해를 입힌 점,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단어 하나로 선수의 이미지를 왜곡시키는 글들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 더 이상은 이 문제가 왜곡 확대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영미 스포츠전문 기자 riveroflym@ilyo.co.kr
'축구 원로'에 쏠린 눈, 축구협회장 도전 나선 허정무
온라인 기사 ( 2024.11.22 12: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