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일요신문] 최창현 기자 = “대구파티마병원은 불법 리베이트에 대해 꼬리 자르기를 중단하고, 법원은 엄정하게 처벌하라”
대구파티마병원 약제부장으로 일하던 수녀가 약품 구매 대가로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것과 관련, 노조와 시민사회단체가 해당병원의 사과와 진상규명, 투명성 강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수녀는 제약회로부터 93차례에 걸쳐 모두 6억5000만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올 4월 구속됐고, 지난달 27일 검찰은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이와 관련 병원측은 병원과는 관련 없는 개인의 일탈로 보고 있다.
19일 노조와 시민사회단체 등은 대구파티마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이 발생하고 3개월이 넘도록 병원측은 쉬쉬하다가 지금 와서 수녀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며 꼬리 자르기에 급급한 모습이다”라며, “2005년 9월부터 올 3월까지 11년 넘게 약제부장을 오랜 시간 맡았는데 지금 와서 개인비리라고 한다면 누가 믿겠는가”라며 규탄했다.
이날 노조 등은 “약제부장인 수녀가 8년동안 매달 지속적으로 제약회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대구시민들의 신뢰가 무너질 지경이다. 하지만 병원측은 아직까지 그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고 누가 봐도 꼬리 자르기인 수녀 개인의 잘못으로 몰아가고만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구파티마병원의 불법 리베이트 수수는 대구시립희망원이라는 천주교 운영시설의 비리에 연이어 터져 나온 지역 천주교관련 비리사건이다. 지역민들은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기보다 세상이 종교를 걱정한다며 한탄하고 있다. 그동안 곪아 있던 천주교의 비리가 한꺼번에 쏟아지는 느낌이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사건이 드러났을 당시 바로 시민에게 공개적으로 사죄하고 진상에 대해 철저하게 규명하고자 힘썼어야 한다. 하지만 병원측은 사태를 감추고 수녀 개인에게 책임을 몰아버리고 침묵으로 일관해 신앙적 양심마저 저버렸다”고 꼬집었다.
노조와 시민단체는 이날 병원측에 대구시민들에게 조속하게 사과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을 약속할 것을 촉구했다. 특히 대구시와 병원측은 시민이 납득할 수준으로 의약품 구매 등 병원 운영의 투명성 강화 방안을 마련해 공개적으로 발표할 것을 요구했다.
대구파티마병원 홍보실 관계자는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해당 수녀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 직위해제 처분한 상태이며, 비리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라며, “일련의 사안에 대해서는 해당 수녀의 법원의 최종 선고가 난 후에 병원측의 입장표명을 비롯해 병원장의 공식사과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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