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월 벌어 오는 손님들 보면 찡해”
▲ 한 소프란도 여종업원 프로필(위)과 다른 업소의 ‘연예인급’ 갤러리. | ||
미요코는 나이는 어리지만 경력은 풍부하다. 여성들의 경우 냄새만 맡아도 풍속점에 근무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알 정도라고 했다. 이는 미요코 자신의 삶의 역정과도 무관치 않다. 아버지는 자신이 어렸을 때 공장 사고의 누명을 쓰고 퇴직당했다고 했다. 성실했던 아버지는 사회에 대한 불신감에 빠졌고, 결국 술에 빠져 지내다 이혼했다. 미요코는 어머니 품에서 자랐다. 다만 어머니 역시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이어가야 해 삶은 근근했다고 한다. 고교 시절 아르바이트로 패션헬스에서 일했다. 그러나 생각만큼 수입이 넉넉지 않아 본격적으로 나섰다. 기량도 부족한 것 같았다. 이메쿠라(이미지클럽)으로 옮겼다.
기량을 익혔지만 가게 분위기가 싫었다. AV(성인비디오)에 출연하라는 가게 주인의 끈질긴 설득도 싫었다. 그리고 지금의 소프란도로 옮겼다. 시쳇말로 하면 21세의 나이에 화류계를 전전한 셈이다.
현재의 소프란도 입장료는 8만 엔. 프론트에 3만 엔, 그리고 종업원에 할당되는 몫이 5만 엔이라고 했다. “샐러리맨들이 입장하기에는 너무 부담스럽지요. 종업원들 사이에서도 한 달에 한 번 찾는 손님만 해도 거물로 여깁니다”고 말했다. 미요코에 따르면 소프란도에는 때론 목숨 걸고 오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반년 동안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오기도 한단다. 개중에는 1만 엔짜리를 꼬깃꼬짓 접어 계산을 치르는 손님도 있다. 몇 개월간 저축해 가게를 찾는 사람들이다. 자신을 지명하기 위해 이렇게까지 하는 남성 등을 보면 가슴이 찡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들에 대한 서비스는 더욱 정성이 들어간다.
그녀의 꿈은 사장이다. 몸은 고달프지만 당당히 돈을 벌어, 당당한 가게를 내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요즘은 대학 입시 공부도 한다. 목표는 경영학. 종국적으로는 풍속 기업을 꿈꾸고 있다. 소프란도 체인점을 만들어 전국 어디서나 동일한 서비스를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쉽지는 않을 거라는 것을 알아요. 그래도 지난 몇 년간은 꿈이 없이 살았어요. 달성되면 좋겠지만 안되더라도 관계없어요. 꿈이 있는 삶 자체가 행복합니다” 21세의 가녀린 `소프란도 걸’의 당찬 꿈이 이뤄질까.
박은호 재일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