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의 흔적을 지워라?
▲ 왼쪽부터 부시 대통령 측근 칼 로브, 백악관 전경, 힐러리 클린턴. | ||
부시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인 한 인사의 고백에 따르면 지난 2001년 부시 진영은 백악관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남기고 간 악마의 기운을 쫓아내는 비밀스러운 종교의식을 가졌다고 한다. 문제의 책은 부시가 한때 가장 믿었던 참모 칼 로브가 썼다. 그는 부시가 앨 고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된 후 백악관에 처음 들어갈 때 침례교회의 옛 성직자와 수도승들을 불러 일종의 종교의식을 가졌는데 그 이유는 전 영부인 힐러리가 남긴 나쁜 기운을 쫓아내기 위해서였다는 것.
이 같은 의식을 진행한 사람은 다름 아닌 칼 로브다. 자신이 사용할 사무실로 힐러리가 쓰던 사무실을 배정받자 그녀의 악마의 기운이 워낙 강하니 신의 축복을 이용해서 그 기운을 없애려 했다는 것이다.
이 의식을 주관한 사람은 전 침례교회 성직자였던 딜 허드슨이었다. 당시 딜 허드슨은 칼 로브에게 종교계 문제를 진언하던 참모였다.
의식은 예배용 미사 형식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테이블에 앉아서 기도를 했고 수도승이 계속해서 축복의 주문을 외웠다. 이 의식은 단 5분만에 끝이 났지만 그 의미는 컸다는 게 칼의 평가다.
딜 허드슨은 “그 의식은 백악관의 분위기를 맑게 하기 위한 것이었지 특별한 악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밝히고 “힐러리가 백악관 사무실을 오래 사용하면서 쌓아 온 악명을 없애는 기회도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럼 이들의 힐러리 악령 쫓아내기 의식은 그 후 얼마나 효험을 보았을까. 결론적으로 별다른 효험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를 밑돌았고, 칼 로브도 CIA의 비리와 관련돼 오랫동안 조사를 받다가 지난 6월에야 겨우 모든 혐의를 벗었다. 그가 쓰던 사무실도 예전 사무실 맞은편 쪽으로 옮겼다.
그럼 이 같은 의식에 대해 힐러리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녀는 공식적으로는 “할말이 없다”고 밝혔지만 그녀와 가까운 소식통에 의하면 “엄청나게 화를 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부시 행정부가 자신을 악마의 화신으로 만든 것에 대해 격노했다. 이 정도는 너무 심한 것 아닌가. 이런 사람들을 상대로 그녀가 무엇을 대꾸하겠는가. 힐러리는 부시 행정부가 자신을 모욕하려고 이런 짓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칼 로브와 딜 허드슨은 자신들의 행위가 축복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저주에 다름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칼 로브가 클린턴가에 대해 갖고 있는 감정을 보면 잘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클린턴가 사람들, 특히 힐러리를 보면 진저리를 쳤다. 힐러리는 그가 싫어하는 모든 것을 가졌다. 대통령 부인이면서 대통령처럼 행동하는 당당함은 특히 그의 신경을 건드렸을 것이다. 그는 클린턴 가 사람들을 예의범절과 도덕, 품격이 없는 사람들로 보았다. 그래서 그는 그녀를 ‘안티 예수’로까지 바라보았다. 이러하니 악마를 무조건 없애고 싶어했을 것이다.”
클린턴 가의 오랜 친구인 필립 페리는 “칼 로브는 비열한 정치 수단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가 힐러리 클린턴을 악마화시키는 것은 다음 대선을 앞두고 일종의 마녀사냥을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암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