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힘’ 성인병 ‘꽉’
물과 건강의 관계를 오래 연구한 도쿄의과 치과대학 명예교수인 후지타 씨(67)는 “자신에게 맞는 물을 골라 적당한 타이밍에 마시면 성인병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네팔의 산 속에 사는 부족이나 남미나 이라크의 유목민들의 경우 영양상태가 좋은 것도 아닌데 100세가 넘도록 장수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조사를 해보니 그들이 칼슘과 마그네슘이 풍부한 알칼리성 물을 마신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는 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걸 의미한다.
후지타 교수는 “뇌경색이나 심근경색의 예방을 위해서는 ‘경수’를 마셔야 한다”고 말한다. 물의 경도(硬度 물의 세기)란 물 1ℓ 중에 포함된 칼슘과 마그네슘의 합계량을 탄산칼슘의 양으로 환산하여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그 수치가 100㎎/ℓ인 물을 연수(단물), 100~300㎎/ℓ인 물을 경수(센물)라고 한다. 보통 우리가 마시는 물은 경도 30~50㎎/ℓ의 연수가 대부분이다. 시판되는 경수로는 석회질이 많은 암반층에서 추출한 유럽의 ‘에비앙(Evian)’이나 ‘비텔(Vittel)’ 등이 있다.
인체는 세포에서 조금이라도 칼슘이 부족해지면 치아나 뼈 등의 칼슘을 녹여내 칼슘이 부족한 곳으로 운반하려 한다. 그런데 문제는 한번 칼슘을 운반하기 시작하면 좀처럼 멈추지 않는다는 것. 그 때문에 흡수되지 않고 남은 칼슘이 혈관벽에 붙어 동맥경화나 뇌경색 등을 일으킨다. 그러나 평소에 칼슘이 풍부한 경수를 마시면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칼슘은 물을 통해 흡수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심근경색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심근의 수축을 돕는 마그네슘이 필요한데 이때는 해양심층수가 효과적이다. 해양심층수란 깊이 200m 이상에서 끌어올린 해수에서 염분을 제거한 물로 마그네슘이 풍부하다. 마시는 타이밍도 중요한데, 후지타 교수는 “심근경색은 아침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자는 동안 체내의 수분이 땀이나 호흡을 통해 배출되면서 혈액에 수분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기 전과 아침에 일어나서 물을 마시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고 한다.
다이어트에 좋은 물도 있다. 경도 1000㎎/ℓ 이상의 초경수는 장의 연동운동을 활발하게 해 배변을 촉진한다. ‘꽁뜨렉스(Contrex)’는 경도가 1500㎎/ℓ 이상이다. 식사량을 줄이고 싶다면 식전에 ‘페리에(Perrier)’와 같이 탄산이 함유된 경수를 마시는 것도 좋다. 또한 탄산에는 피로물질인 젖산을 중화시키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만성피로 회복에도 효과가 있다.
중년 남성들에게 잘 나타나는 통풍도 물로 개선할 수 있다. 통풍은 체내에 요산이 축적되면서 관절부분에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이럴 때는 몸을 알칼리성으로 만들어 요산을 몸 밖으로 배출하기 위해서 ‘알칼리성 이온수’를 하루에 여덟 잔 정도 마시면 통풍을 예방할 수 있다. 이미 통풍이 있다면 아침저녁으로 탄산수소나트륨(중소)을 탄 물을 마시면 좋다.
알칼리성 이온수는 암의 원인이라고 알려진 활성산소를 억제하며 암세포를 공격하는 면역세포의 활성화를 돕기도 한다. 또한 위장 내 이상발효나 만성 설사, 위산 억제 등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여 일본의 후생노동성에서 ‘기능수(機能水)’로 인정받은 유일한 물이기도 하다. 또한 미국 텍사스 대학은 제2형 당뇨병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에 알칼리성 이온수가 효과가 있다는 실험 결과를 보고했다.
후지타 교수는 “처음에는 pH8~9 정도부터 시작하여 익숙해지면 pH9~9.5까지 올리는 것이 좋다. 그리고 매일 기상 후와 오전, 오후, 저녁 그리고 취침 전에 각각 한 잔씩 마시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을 한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