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뇌물공여 등 혐의 결심공판에 출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최준필 기자
삼성증권은 “지난 7월 신청한 발행어음 사업 인가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심사 보류를 통보 받았다”고 10일 공시했다.
“대주주의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라고 삼성증권은 이유를 설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대주주는 이재용 부회장을 의미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박영수 특검은 지난 7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1심 선고는 오는 25일로 예정됐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초대형 IB 인가 심사에 대해 대주주 적격성을 중심으로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는데, 삼성증권이 첫 번째 타깃이 된 것이다.
삼성증권의 대주주는 현재 지분 29.41%를 보유한 삼성생명이다. 대주주가 법인일 경우는 법인의 최대주주의 적격성을 심사하게 된다. 삼성생명의 최대주주는 지분 20.76%를 갖고 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 지분이 0.06%에 불가하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시행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대주주 범위에 특수관계인까지 포함돼, 이재용 부회장이 대주주 적격 심사 대상에 오른 것이다.
발행어음 업무는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말한다. 자금조달 규모가 커지면 운용자산과 이익도 늘릴 수 있어 초대형IB의 핵심 업무로 꼽힌다.
삼성증권을 비롯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5개 증권사는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요건을 갖춰, 자기자본 2배 한도에서 발행어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지난달 일괄적으로 인가 신청을 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발행어음 사업 인가 심사가 보류되면서, 삼성증권의 초대형 IB 진출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한편 삼성증권 측은 공시를 통해 “인가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은 향후 해당 재판결과가 확정되면 관련사항을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