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와 경업금지 소송, 1심 재판부 판결에 따라 매입 제동…롯데렌탈 “최대주주 변경으로 전략 확인 어려워”

롯데렌탈의 쏘카 투자는 2022년 본격화했다. 롯데렌탈이 장·단기 렌터카와 중고차 매각, 정비, 카셰어링을 연결하는 통합 모빌리티 사업을 성장 방향으로 제시한 시기였다. 쏘카의 고객 기반과 차량 운영 역량을 기존 렌터카 사업과 연계한다는 구상이었다.
롯데렌탈은 2022년 3월 쏘카 주식 386만 6075주를 매입한 후 2023년 8월 105만 2000주를 추가해 당시 지분율을 14.98%로 높였다. 이때까지의 지분 취득은 GS칼텍스가 2022년 1월 서면 동의한 발행주식 총수의 15% 범위 안이었다.
문제는 롯데렌탈이 별도 동의를 받지 않고 보유량을 늘리면서 시작됐다. 롯데렌탈은 2023년 8월 31일 SK와 쏘카 주식 587만 2450주를 두 차례에 걸쳐 절반씩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각 회차의 거래 대상은 293만 6225주, 주당 가격은 2만 2500원으로 대금은 660억 원이었다. 2024년 2월 1차 물량과 다른 투자자의 주식매수청구권 관련 물량 58만 7413주를 확보하면서 롯데렌탈의 쏘카 지분 보유량은 844만 1713주로 늘었다.
GS칼텍스는 롯데렌탈이 SK와 계약한 뒤인 2024년 3월 29일 관련 설명을 처음 들었다. 그해 7월 추가 취득 경위를 물으며 이의를 제기했다. 롯데렌탈은 SK 계약 이후 진행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로 실제 취득 여부가 불확실했던 데다 내부 사정도 있어 사전 동의 절차가 미흡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롯데렌탈은 2023년 9월 SK 보유분 17.91%, 2024년 1월 다른 투자자 보유분 1.79%의 취득 건을 각각 신고했다. 공정위는 지분 매입을 2024년 1월 31일 승인했다.
결국 양사는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 GS칼텍스는 2024년 9월 12일 롯데렌탈의 잔여 주식 취득을 막는 가처분 결정을 받은 뒤 본안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4월 9일 GS칼텍스의 손을 들어줬다.
1심 판결로 롯데렌탈은 SK와의 2차 거래를 종결하지 못했다. 다만 계약은 유지하고 있다. SK가 해당 주식을 제3자에게 팔거나 담보로 제공하지 못하도록 근질권을 설정했다. 해당 주식의 의결권도 위임받았다. 이는 계약 이행을 위한 안전장치로, 주식 소유권을 넘겨받은 것은 아니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계약상 경업금지 조항의 해석을 놓고 원고 측과 견해차가 있다”며 “재판 과정에서 회사가 밝힌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보고 항소심의 판단을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소송과 별개로 양사가 합의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GS칼텍스가 추가 취득에 서면 동의하거나 주주간계약상 의무를 조정하면 분쟁을 마무리할 수 있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주주간계약의 비밀유지 조항 때문에 향후 합의 가능성에 관해 별도로 말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쏘카가 5월 크래프톤을 대상으로 65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6월 말 기준 이재웅 쏘카 의장 측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39.76%다. 롯데렌탈은 22.25%, 크래프톤은 13.44%, SK는 7.74%다.
SK 보유분을 넘겨받으면 롯데렌탈의 지분은 현재 발행주식 기준 29.99%로 높아진다. 지분 이전이 끝나더라도 롯데렌탈이 단독으로 쏘카의 지배권을 확보하기 어렵다. 크래프톤은 쏘카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고 자율주행 사업에서도 협력하고 있어 시장에서는 현 경영진의 우호주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롯데렌탈의 최대주주 변경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변수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8월 11일 보유 중인 롯데렌탈 주식 2221만 2063주, 지분 61.17%를 TPG가 설립한 렉시콘코리아홀드코에 1조 3105억 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공정위는 지난 1일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앞서의 롯데렌탈 관계자는 “최대주주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향후 지분 전략이나 보유 목적을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