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마케팅’ 고객들 제발로 몰려온다
▲ (왼쪽부터) 무료 주간 잡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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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엔 사진 인화
지난해 11월에 개설된 사진인화 사이트 ‘프리아(Priea)’에 회원으로 가입하면 한 번에 30장씩 한 달에 두 번 무료로 사진을 인화할 수 있다. 물론 이 업체는 광고를 통해 수입을 얻는다.
사진은 인화지의 절반에 광고가 들어간 것과 인화지의 구석에 작은 돌출광고가 들어간 두 종류가 각각 15장씩이다. 광고부분을 고객들이 찢어버리지 않도록 광고디자인에 세심한 신경을 쓴 데다 원하는 광고를 고객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해 고객들의 거부감을 해소시킬 수 있었다.
고객이 직접 관심 있는 제품의 광고를 선택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광고주들도 보다 높은 광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회원들은 무료로 사진을 인화할 수 있고, 광고주는 보다 효과적으로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으며, 회사는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도 수익을 올릴 수 있으니 그야말로 ‘1석3조’의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0엔 복사
2005년 11월 현역 대학생 다섯 명이 복사용지 뒷면에 광고를 싣는 무료복사 사업을 시작했다. 이름하여 ‘타다카피’(‘타다’는 공짜라는 뜻). 이들은 학생 창업 콘테스트에서 서로 만나 우승 상금으로 2006년 4월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수도권의 대학들과 교섭해 학교 구내 복사사업을 평정해 갔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어 복사기 앞에 학생들의 긴 행렬이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첫 해에는 광고비를 너무 낮게 책정하는 바람에 밤낮으로 일해도 하루 한 끼 식사값 정도의 이윤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그 후 요금을 개정하고 광고주도 늘어나 창업 1년 만에 그동안 쌓인 손실을 모두 만회했고, 내년 매출은 4억 엔(약 31억 2000만 원)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0엔 잡지
일본에서 0엔 비즈니스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0엔 만화주간지
올해 1월 일본에서 무료 만화 주간지인 <코믹검보>가 창간됐다. 수도권의 주요 전철역을 중심으로 매주 10만 부가 배포되고 있다. 발행된 지 두 달도 안 된 무료잡지지만,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사고팔릴 정도로 인기 잡지로 자리매김했다.
과연 무료잡지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까. 사장인 가이 아키히코 씨는 “현재는 기업체의 광고가 수익의 많은 부분을 커버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인기만화를 단행본으로 판매하거나 만화영화로 만들어서 얻을 수 있는 수익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밖에 지난호를 볼 수 있는 유료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인터넷 광고를 유치하는 등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현해 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사업 초기엔 ‘무료 만화주간지’라는 새로운 시도에 광고주들이 선뜻 광고를 실으려고 하지 않아 애를 먹었다고 한다. 이에 4컷 만화를 이용한 광고를 만드는 등 참신한 아이디어를 총동원해 광고주들을 설득했다. 또한 일일이 독자들에게 배포하는 잡지이기 때문에 발행부수만큼의 독자들에게 광고가 전달된다는 점을 강조해 광고주들의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첫 달엔 공짜’ 월세
광고 수주로 수익을 올리는 비즈니스 모델과는 다른 형태의 ‘0엔 비스니스’도 존재한다. 최근 일본의 주택임대 광고를 보면 ‘프리 렌트’라는 말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첫 1~3개월 동안의 월세가 무료인 집을 가리킨다. 집주인의 입장에서는 세입자를 찾을 수 없어 오랫동안 빈 집으로 두는 것보다는 차라리 몇 개월치 월세를 손해 보더라도 하루라도 빨리 세입자를 들이는 것이 낫다. 그러나 월세를 내릴 경우 기존의 세입자들이 반발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첫 달의 월세는 0엔’이라는 조건을 내걸게 된 것이라고 한다.
밤새 무료주차 음식점
취객들을 위한 무료주차 서비스로 손님을 끌어모으는 음식점도 있다. 도쿄 기타센쥬의 한 백화점 건물의 음식점은 술을 마신 손님을 위해 건물 주차장에 밤 11시부터 다음날 아침 9시까지 무료로 차를 주차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보통은 30분에 200엔(약 1600원)의 주차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손님으로선 10시간 동안의 주차비 4000엔(약 3만 1200원)을 버는 셈이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