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목줄 쥔 국민은행에 회원들 “돈장사 그만 하라”...옥산레저와 무관한 CTS 임직원 참석해 사측 편들어
청주지방법원 제10민사부(양태경부장판사)는 지난 7일 옥산레저 회생을 위한 관계인 집회를 열어 양 측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투표에 부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집회에서 옥산레저의 최대 담보채권자인 국민은행이 두 계획안 모두 동의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연기돼 22일 오후 2시에 다시 투표하기로 했다.
사진=옥산레저 회생을 위한 관계인집회가 지난 9월 7일 청주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옥산레저에 273억 원(이자 57억 원)의 담보채권을 가진 국민은행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경영권의 향방이 결정된다. 이날 집회에서 ‘투표를 연기해도 좋으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대해 국민은행측은 “회사 측과 비대위 측 안 모두 부동의할 계획이며 속행기일을 정하는 것에는 일단 찬성”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양 측 회생계획안이 모두 부결되는 상황에서 이날 관계인 집회에 참석한 회원들은 국민은행측 참석자의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국민은행의 결정은 사측의 회생지연에 대한 입장에 동조한 의사결정이며, 회생인가를 통하지 아니하고 채권회수의 방법이 없는 국민은행의 비합리적인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홍보 관계자는 “회사 측 계획안이든 비대위 측 계획안이든 국민은행이 관심을 두는 것은 회생을 위한 자금확보 가능성이며, 두 계획안 모두 자금확보 가능성이 없어 보였기 때문에 부동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비대위 회생계획안에는 이미 50여 일전에 발행돼 충분한 검증의 시간이 있었던 대주단의 승인장이 첨부된 금융기관 대출확약서(LOC)가 포함돼 있는데 반해 회사측 계획안에는 LOC가 포함되지 못해 국민은행의 이같은 설명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국민은행 측은 비대위가 제출한 LOC의 상세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면서 해당부서가 LOC를 확인하고도 자금확보 가능성을 낮게 본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표결 하루 전인 9월 6일 회사 측으로부터 채권 회수율을 높여주겠다는 수정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확인해 볼 사안”이라면서 즉답을 피했다. 이날 표결을 위해 참석한 회원들은 “사 측과 피해자인 회원들 사이에서 경쟁을 시켜 채권회수액을 늘리는 돈장사를 하느냐”면서 “국민은행이 마치 사채업자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진=CTS인터네셔널 주대준 회장이 <일요신문>의 질문을 피해 청주지방법원을 떠나고 있다.
이날 회사 측과 비대위 측은 팽팽하게 맞서면서 서로 자신들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이 골프장 회원들과 채권자들에게 더 유리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와중에 “나도 떼제베 골프장 회원”이라고 밝힌 주대준 회장(CTS인터네셔널,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 전 청와대 경호실 차장)이 발언을 신청해 비대위 측 계획안을 비판했다.
주 회장은 이 자리에서 “비대위 측 계획안이 허술하고 회원제에서 대중제 골프장으로의 전환을 허가해주는 충북도청의 답변도 받지 않았다”며, 회생재판 연기를 주장했다. 또한 대중제 골프장 허가를 받지 못하면 회생계획안은 무용지물이 되고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해 성공한 사례가 있느냐며 비대위 측 법무법인( 법무법인중부로) 대리인을 몰아세웠다.
비대위측은 주 회장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문체부에서 허가관청으로 내려온 지침, 인가 받은 후 1달만에 정상적으로 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해 회원들의 피해를 최소화 한 회원제 골프장의 회생사례 등을 구체적인 자료들을 제시하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한편, 주 회장은 이날 “CTS인터네셔널 회장이 아니냐” “떼제베 골프장 회원권은 언제 매입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일절 응답하지 않고 서둘러 청주지방법원을 떠났다. 이날 재판정에는 주 회장 외에도 CTS 관계자들이 참석해 감경철 회장이 옥산레저의 실질적인 사주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확인해 주었다.
재판부는 10월 17일까지 이번 회생사건을 마무리짓기로 했으며 비대위 측 요청을 받아 9월 22일 관계인 집회를 다시 개최해 양 측이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대해 투표하기로 했다. 22일 투표에서 부결되면 10월 17일까지 한 차례 더 투표가 진행될 수 있으며 이날까지 부결되면 이번 기업회생은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박성흠 종교전문기자 jobin165@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