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인하대 6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월천 홀 제막식’ 행사에 참석한 최순자 총장(오른쪽)과 백정호 동성그룹 회장이 제막 버튼을 누르고 있다.
[인천=일요신문]박창식 기자= 인하대학교 60주년기념관 다목적 홀에 새로운 이름이 붙었다. 고(故)백제갑 동성그룹 선대 회장의 호 ‘월천’을 따 ‘월천 홀’이라고 명명했다.
1층 로비에는 ‘월천 라운지’가 조성됐다. 어둡고 죽어있던 130㎡에 이르는 공간은 젊은 감각으로 채워졌다. 커피숍을 옮겨 놓은 듯 톤 다운된 색감으로 곳곳을 장식했다. 이곳저곳에 편안한 의자와 테이블이 놓였다. 스터디 모임을 하려 다른 장소를 찾지 않아도 된다.
월천 라운지는 동성그룹의 기부로 만들어졌다. 인하대가 동성그룹 선대 회장을 기리는 데는 수 십 년에 걸친 인연 때문이다. 1960년대 인하대 졸업생들이 동성그룹에서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관계가 형성됐다.
부산에서 활동하던 백 회장은 직원들에 대한 마음을 먼 인천에서 열리는 학교 행사를 적극 도왔다. 인하대는 백 회장에게 감사를 전하고자 1991년 명예경영학박사 학위를 전했다. 그 해 12월 백 회장은 교수들이 연구하는 데 써 달라며 5억 원을 발전기금으로 내놨다. 그 뒤로도 동문그룹에서 일하는 인하대 동문들이 연결고리가 돼 관계를 지속해왔다.
1965년 동성그룹에 입사해 백 회장과 학교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했던 최병권 전 부회장은 “3년 전 백 회장 작고 20주기 행사에도 최순자 총장 등 많은 인하대 동문들이 함께 해줘 고맙게 생각한다”며 “학교가 발전하는 데 우리가 작은 도움이라도 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백정호 동성그룹 회장은 “선대 회장의 뜻을 이어받아 그룹을 운영해오고 있다”며 “이렇게 나눔을 몸소 실천하셨던 현장에 와 있다는 사실에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최순자 총장은 “오래 전 선대 회장에게 커다란 선물을 받고 이것을 어떻게 보답해야할지 풀지 못할 숙제로 남아있었는데 이제야 답을 내줄 수 있게 됐다”며 “많은 인하인들에게 ‘월천’이라는 이름이 깊이 새겨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13일 인하대 60주년기념관에서는 월천홀 제막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인하대가 마련한 백 선대 회장의 목소리가 담긴 영상이 상영돼 참석자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이날 백정호 동성그룹 회장을 비롯해 동성화학 초창기 활동했던 임직원 5명과 인하대 출신 임직원 등 10명이 참석했다. 또 최순자 총장과 화학공학‧고분자공학‧유기응용재료공학과 교수와 학생, 원영무 전 인하대 총장과 남종우 전 부총장, 남세종 명예교수 등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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